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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마음의 구조 ③

마음과 다양한 심리현상 이해방식따라 견해 달라져

유부는 마음과 마음작용을
개별적인 독립실체로 설명
경량부는 마음작용에 대해
마음의 역동적 한 형태 파악 

아비다르마불교에서 18계 구조는 마음자체(心, citta or cetas)와 다양한 심리현상(心所, caitta or caitasika)들이 생겨나는 기반이 된다. 18계 구조에서 6근(根, 인식주관)과 6경(境, 인식대상)의 만남을 토대로 생겨나는 6식(識, 인식)은 마음자체(心, citta)의 활동을 나타내는데, 이를 토대로 다양한 심리현상들(心所, caitasika)이 생겨나게 된다. 이때 심과 심소의 관계가 마음 구조와 역동적 심리현상을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초기경전에서 ‘안근․색경․안식의 만남’, 즉 삼사의 화합을 촉(觸, sparśa)이라고 하는데, 촉과 함께 수(受, vedanā)․상(想, saṃjñā)․사(思, cetanā) 등이 생겨난다.  

이러한 경전의 기술을 둘러싼 이해방식, 즉 심으로부터 생겨나는 심소들을 별도 실체로 인정할 것인지, 마음 작용에 따른 명칭으로 볼 것인지 문제는 마음 구조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아비달마불교에서 정신현상은 ①주체적인 심작용(心)과 ②그것에 종속하여 일어나는 심작용(心所)의 두 종류로 분류된다. 이때 심·심소의 관계는  두 가지 방식으로 설명된다. 하나는 설일체유부의 견해로서 심소를 심과 다른 독립적인 실체로 보고 심·심소의 상응을 주장한다. 다른 하나는 경량부의 견해로서 심과 다른 심소의 별체성을 인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심·심소의 상응을 인정하지 않으며, 여러 심작용을 하나의 심적인 과정으로 보는 견해이다. ‘대비바사론’에서 각천(覺天,Buddhadeva)과 비유자(譬喩者, Dārṣṭāntika)가 심·심소에 대해서 취하는 견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각천: 모든 심·심소의 본체는 마음이다. 그러므로 세제일법은 마음으로써 자성을 삼는다. 색은 오직 4대종이고 심소는 곧 마음이다. 색은 곧 이러한 4대종의 차별이고, 심소는 곧 이러한 마음의 차별이다. 비유자: 혹 어떤 이는 ‘사(思)와 려(慮)는 곧 마음이다’고 주장한다. 비유자와 같이 그는 말한다. ‘사·려는 마음의 차별이고 별도로 본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혹 어떤 이는 비유자와 같이 ‘심(尋)·사(伺)가 곧 마음이다’라고 주장한다.” 

각천과 비유자는 모두 유부가 내세우는 심소의 별체성을 부정하고 심소를 마음의 작용에 따른 심의 차별로서 파악하고 있다. 심소를 마음의 역동적인 한 양태로 보는 것이다. 이때 문제는 두 가지 이다. 하나는 심소의 실유를 부정하는 견해와 심소의 실유를 인정하는 견해 사이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다른 하나는 심소의 실유를 인정하는 입장과 부정하는 입장 사이에서 어떠한 것이 마음의 구조를 보여주는 심·심소의 관계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라는 점이다. 

심소의 실유를 인정하는 견해와 부정하는 견해 사이의 차이를 보면, 심소의 실유를 인정하는 견해에는 마음의 변화 등을 심과 심소의 상응으로 설명하려는 관점이 내포되어 있다. 이는 마음의 변화의 주요인을 마음자체(心)보다는 심소에 두는 설명방식을 취한다. 반면에 심소의 실유를 부정하는 견해에는 변화의 주요인을 심소보다는 마음 자체에서 찾으려는 관점이 내포되어 있다. 

결국 심소의 실유를 주장하는 입장에는 마음의 다양한 현상을 심리작용의 특성에 따라서 심소로서 객관화시켜 분류해 놓았다는 점에 그 특징이 있다. 반면에 심소의 실유를 부정하는 입장에는 다양한 마음의 작용을 마음 자체로 설명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이런 점에서 설일체유부가 마음의 변화를 46가지 심소법, 즉 마음의 다양한 특성들을 범주화하여 객관적으로 환원시키고, 심과 심소의 상응관계를 통해 마음의 변화를 설명하는 방식은 제법의 분별을 통해 열반을 성취하고자 하는 법에 대한 이해방식이나 그 수행론적인 입장과 매우 긴밀한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이해된다.

김재권 능인대학원대학교교수 marineco43@hanmail.net

 

[1482호 / 2019년 3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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