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사 산림에서 사찰숲 활용 지혜를 배우다
송광사 산림에서 사찰숲 활용 지혜를 배우다
  • 심정섭 전문위원
  • 승인 2019.05.12 16:30
  • 호수 14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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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사찰숲’ / 전영우 지음 / 모과나무
‘송광사 사찰숲’

불교를 ‘숲의 종교’라고 할 만큼 불교와 나무, 그리고 숲은 떼놓고 말하기 어렵다. 부처님 탄생을 시작으로 수행, 깨달음, 설법, 열반 모두 숲 속 나무 아래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다.

한국불교 역시 사찰과 숲은 친숙함을 넘어 한 몸과 같은 관계라 할 수 있다. ‘명산대찰’이란 말이 있듯이 이름난 산과 숲에 사찰 없는 곳이 없고, 이름난 사찰 있는 곳에 잘 가꿔진 숲 없는 곳이 없다. 천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고찰들은 대부분 수행처로서의 환경은 물론, 자연생태학적 환경으로도 매우 뛰어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사찰과 이를 둘러싼 산과 숲은 그만큼 서로 밀접한 관계 속에서 긴 세월을 함께해오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찰이 터 잡고 지켜온 사찰숲에 대한 세간의 인식은 아직까지도 빈곤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2014년 기준 산림공익기능평가’에 따르면 국내 산림 641만ha에서 창출되는 공익적 가치는 126조원에 달한다. 이를 조계종 산림 6만3000ha에 한정해 비교하면 사찰숲은 최소 매년 1조2000억원 이상의 공익적 가치를 창출한다. 사찰숲이 종교적 가치를 넘어 경제, 건강, 복지, 교육, 문화의 보물창고라는 말이다. 하지만 사찰숲에 대한 무관심과 왜곡된 인식은 일반인들에게 사찰숲의 불교적·공익적 가치를 제대로 알리지 못할 뿐 아니라, 사찰숲의 효율적인 활용도 어렵게 하고 있다. 

‘송광사 사찰숲’은 가람의 성쇠와 지속가능성을 산림자원 측면에서 고찰했다. 유동영 제공
‘송광사 사찰숲’은 가람의 성쇠와 지속가능성을 산림자원 측면에서 고찰했다. 유동영 제공

이 책 ‘송광사 사찰숲’은 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숲 연구의 대가로 존경받는 전영우 국민대 명예교수가 조계총림 송광사의 사찰숲을 집중 조명했다. 

저자는 사찰의 성쇠와 지속가능성을 산림자원 측면에서 고찰했다. 국내 유일의 사찰 산림기록인 ‘조계산송광사사고’의 ‘산림부’를 통해 조선시대 국가지정 산림의 지정·관리·운영 과정을 밝혀낸 저자는, 먼저 ‘산림부’의 가치와 이것을 만든 스님들의 혜안에 주목했다. 이어 가람이 천년의 세월을 이어오는 동안 시대별 산림 상태를 살피고, 조선시대 산림정책을 세세히 들여다봤다. 특히 송광사 산림의 규모를 자세히 살피고, 변천과정을 조망했다. 그리고 조선, 일제강점기, 광복 전후, 1960년대, 현재로 이어지는 시대별 산림관리 역사를 촘촘하게 고찰하며 송광사 사찰숲이 온전하게 유지된 비결과 가치를 밝혔다. 

저자의 이같은 노력에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은 “송광사 산림관리에 대한 역사를 재조명하고 사찰의 재정을 보완하는 경제림으로서의 가치를 집대성한 역작”이라 평했고, 성보박물관장 고경 스님 또한 “우리가 어떻게 숲을 가꾸고 보존해야 하는지 현재와 미래의 과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호평하며 책에서 사찰숲의 미래를 예견할 수 있음에 감탄했다.

송광사 사찰숲을 구체적으로 조명한 책에서 전국 사찰숲의 보존 역사와 경제적 가치, 향후 활용방안 등의 지혜를 얻을 수 있다. 1만7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489 / 2019년 5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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