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실 삼보정재 환수에 심혈 기울여야 한다
망실 삼보정재 환수에 심혈 기울여야 한다
  • 법보
  • 승인 2019.06.11 10:25
  • 호수 1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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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것을 훔치지 말라’는 도계(盜戒)는 스님들에게 있어서 재가불자들보다 더욱 엄격하게 적용된다. 부처님 교단에 보시된 삼보정재를 남용하거나 잃는 것도 ‘도계’를 어긴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정재유실을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도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세속법에 의해 사찰 재산이 국가로 귀속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공무원의 부주의로 인해 엉뚱한 사람의 손에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2002년 강원도 양구군 동면 군부대 작전지역 안에 있는 심곡사 터가 국가소유라는 대법원 판결이 있었다. 6·25전화로 불타 폐사 위기에 직면했다면 국가 차원의 보상이나 복원지원이 있어야 함에도 ‘실질적인 종교행사가 없고 재산관리인이 없는 사찰은 사찰 토지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국가로 귀속한 것이다. 황망한 판결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불교 종단 차원의 관리허점이 못내 아쉽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계종이 본격적인 망실재산 환수를 선언한 것은 그로부터 4년 뒤인 2006년이었다. 토지 등기 신청에 따라 소유권을 확보할 수 있는 ‘부동산 소유권 이전 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1984년, 1994년에 이어 세 번째로 시행됐기 때문이다. 당시 조계종은 ‘부동산 등기 특조법 대응 환수팀’을 결성하며 “일제의 조선총독부 자료까지 검토해서라도 전국 사찰 844곳의 망실된 재산을 되찾고, 나아가 각 사찰의 부동산을 일제히 정비하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 이후 공식 발표가 없어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었는지는 불명확하지만 종단 차원의 대응만은 시의적절 했다는 평가가 있었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이 정부의 농지개혁사업 과정에서 공무원의 과실로 서울 강남구 일대 봉은사 토지가 제3자에게 소유권이 이전된 것과 관련해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며 70억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사찰부동산이 국가소유로 이전됐거나 제3자에게 매매되었다고 해도 원소유자가 사찰임을 증명할 경우 그 재산을 찾거나 정부로부터 배상 받을 수 있다는 판례가 나온 것이다. 일제강점기와 6·25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등기부 훼손으로 국가로 이전된 사찰 토지가 엄청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조계종을 비롯한 각 종단은 ‘망실재산 환수 특별 팀’을 구성하고, 법조계와 학계 등과 연계해 삼보정재를 찾는 데 심혈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1492호 / 2019년 6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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