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도단(言語道斷)
언어도단(言語道斷)
  • 김형규 대표
  • 승인 2019.06.24 16:37
  • 호수 149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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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과 서소문공원

허준호라는 배우가 일본에서 독도 질문을 받자 기자의 볼펜을 낚아챘다. 그리고 물었다. “볼펜을 빼앗긴 기분이 어떠세요?”

불교계가 허준호의 심정이다. 정부는 1970년 국립공원을 지정하면서 사찰 땅을 일방적으로 편입시켰다. 편입된 곳은 스님들이 ‘산감’직책까지 만들며 지켜온 숲이기에 풍경이 아름다워 국민들이 주로 찾는 명소가 됐다. 그러나 정부는 어떤 보상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각종 규제로 기와 하나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게 옭아맸다. 그러면서 그곳에 도로를 뚫고 건물을 세웠다. 이렇게 당한 것도 억울한데 이제는 정부가 불교계를 향한 국민들의 비난을 조장하고 있다. 국립공원 전부를 국가 소유로 착각한 국민들이 문화재관람료를 받는 사찰에 ‘산적’이라는 등 모욕적 발언을 일삼고 있다. 국립공원의 상당부분이 불교계 사유지라는 사실을 알렸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일본의 사찰이나 유럽의 성당에서도 관람료를 받는다. 그럼에도 문화재사찰에서 법에 따라 관람료를 받는 것조차 싫다면 이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거나, 국립공원에서 해제해 주면 된다. 그러나 오히려 불교계와 국민들 사이를 이간질해 싸움시키는 것에 맛이 들린 모양새다.

최근 서소문공원이 가톨릭의 성지로 탈바꿈했다. 정부소유 공원에 천문학적인 혈세를 들여 가톨릭 순교자 현양탑을 세우고 조선을 침략해 줄 것을 구걸한 매국노 황사영 등 가톨릭 순교자 기념관을 지었다. 추기경은 미사를 열고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을 축성한다고 밝혔다. 윤관 장군의 동상은 사라지고 전봉준과 홍경래 같은 의인들의 역사도 지워졌다.

언어도단(言語道斷)이라는 말이 있다. “진리는 말로 드러낼 수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세간에는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한 말이다. 언어도단의 극치를 보는 것 같다.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494호 / 2019년 6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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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불자 2019-06-24 23:08:20
불자라는 것이 믿기지가 않네요. 국가공원을 수백억원의 세금을 들여 매국노 황사영을 위한 가톨릭 성지로 둔갑을 시켜도 역시 불교가 문제군요. 불교가 어떤 종교여야 할까요. 이제 절간까지 내놓으라는 소린가요? 국가가 마당을 빼앗아 놓고 이제는 대문에서 관람료 받지 말고 방문 앞에서 받으라고 윽박이네요. 가톨릭은 2016년 대구희망원을 운영하며 대구시에서 100억원을 지원받으면서 3년간 129명이 죽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감금하고 패고 굶겨서 그리된 건데 해당신부는 징역 몇개월 살고 나와 다시 대구교구 주임신부로 발령받았네요. 불교계 허물이라해야 새발의 피 아니겠습니까? 당신이 마당 빼앗기고 문꼬리 붙잡고 사는데도 주변과 화합 못한다는 욕 먹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그럼 불교계 심정이 이해가 갈겁니다.

불자 2019-06-24 21:58:30
작금의 문화재관람료 문제는 종단이 자초한 일이다. 불교가 고작 사찰소유 땅의 소유권이나 이용권이나 논하는 종교인가. 종단이나 불교가 왜 신뢰를 잃고 있는지를 대승적 견지에서 바라보라. 관람료를 사찰입구에서 받으면, 혹은 밖으로 불거지는 갖가지 추문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국민들이 산적이라 비난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합리성을 결여한 징수, 도박하고 처자식을 숨기고 그러고도 모자라 종단의 목적사업에 인척을 끌여들여 커미션을 떼어간다는 의혹을 받으니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 기자들 툭하면 하는 말로 조고각하도 못하면서 관람료니 사찰토지의 피해니 하며 둘러대니 믿음을 못받고 존경을 못받는거다. 언론이라면 그정도는 분별한 균형감각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한마디로 창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