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으로 정진하고 도움 필요한 곳에 손 넣어줘야”
“무심으로 정진하고 도움 필요한 곳에 손 넣어줘야”
  • 남수연 기자
  • 승인 2019.08.13 10:42
  • 호수 15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해년 하안거 해제법어] 고불총림 방장 지선 스님
고불총림방장 지선 스님.
고불총림방장 지선 스님.

더위 속에서 정진하던 대중들이 이제 산문 밖으로 나갈 날이 되었습니다. 고요한 선방 속에서 정진을 하다가 이제 온갖 육진경계(六塵境界)가 넘쳐나는 바깥세상으로 나아가야하는데 마음이 여여(如如)합니까?

대중들께서 반연들을 밀쳐두고 정진하던 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나라에도 어려운 일이 많고 사람들도 저마다 괴로울 일이 늘어난 듯 싶습니다. 아무래도 그러한 일들과 사람들을 대하면 마음이 불편할 일도 있을터입니다. 하지만 지난 안거기간 정진했던 그 힘으로 능소능대(能小能大) 잘 대처하길 바랍니다. 수처작주(隨處作主), 대기대용(大機大用)이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말은 적게하고 행동은 민첩하며 無心으로 스스로 정진하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손을 넣어주면 되는 것입니다.

無心을 이룬 사람은 그대로가 부처인지라 처한 곳마다 참(眞) 아님이 없어 오탁악세의 땅에 맑은 바람이 불어오는 것과 같습니다.(淸風匝地)

제가 몇해 전 미얀마의 큰스님들이 상을 받는 것을 보았는데 그 기준이 세상에 불자들을 얼마나 많이 늘렸는지였습니다. 수행정진을 한 힘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펼친 선승,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펼친 강사스님등 실질적인 성과를 가지고 그 분들의 살림살이를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달마스님께서 말씀하셨던 자교오종(藉敎悟宗)을 다시 새겨봐야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이 되었습니다.

영명연수 스님 말씀처럼 실답게 깨친 것이 없어 걸음걸음마다 유에 결려있으면서 말끝마다 공도리를 논하며 업력에 끌려들어감을 책하지도 않는(全無實解 步步行有 口口談空 自不責業力所牽) 그런 썩은 수행자가 이 세상에 무슨 필요가 있습니까? 지금 이 시절에는 정말 실다운 수행자가 절실합니다.

지난 혹서의 여름을 잘 산 우리 대중들에게 저의 헛된 염려가 중언부언(重言復言) 허물이 됩니다 한산시 한편으로 말끝을 하겠습니다.

男兒大丈夫 作事莫莽滷 출격대장부라면 일을 하되 함부로 하지말라!
勁挺鉄石心 直取菩提路 철석처럼 굳고 곧게 보리의 길을 바로 취하라!
邪路不用行 行之枉辛苦 삿된 길을 가지말지니 가봐야 괴로울 따름이다.
不要求佛果 識取心王主 불과를 구하려고도 하지말며 다만 차별없는 참사람이 되어라.
(無爲眞人)!
咄咄!

[1501호 / 2019년 8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