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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첫 재한이주민 연합조직 창립한다

  • 사회
  • 입력 2019.08.16 18:09
  • 수정 2020.11.30 11:12
  • 호수 1501
  • 댓글 0

8월12일 법보신문사서 추진위 출범
9곳 공동체…위원장 담마끼띠 스님
11월경 이주민연합법회서 공식 창립
법당 운영‧이주민 고충 매뉴얼 추진
봉사활동 등으로 대사회 편견 해소도

8월12일 서울 법보신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사전모임.
8월12일 서울 법보신문사 회의실에서 진행된 사전모임에서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가 인사말하고 있다.

국내 거주 이주민수가 16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재한 이주민들의 정신적 구심점인 이주민법당 및 공동체를 중심으로 (가칭)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가 창립한다. 그동안 이주민을 지원하는 불교단체들의 모임은 있었지만, 이주민들이 자체적으로 불교에 토대를 둔 연합조직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칭)한국다문화불교연합회(이하 다불련)는 8월12일 서울 법보신문사 회의실에서 창립을 위한 1차 사전 준비모임을 진행하고 창립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창립추진위원회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캄보디아, 네팔, 베트남, 몽골, 줌머인(방글라데시) 등 8개 국가의 서울‧경기지역 법당 및 공동체가 참여했으며, 위원장에는 아산 마하위하라 사원 주지 담마끼띠(스리랑카) 스님이 선출됐다. 이날 사전모임에는 담마끼띠 스님을 비롯해 우드라 스님(부평 미얀마불교사원), 지라삭 스님(안산 태국 붓다라마사원), 린사로 스님(군포 캄보디아 불교센터), 우르겐 스님(동두천 네팔법당 용수사), 쿤상 스님(서울 네팔법당), 팃뜨어탄 스님(천안 베트남 원오도량), 바트보양 스님(몽골 간단사 서울포교당), 라트나 재한줌머인연대 회장이 참석했다.

다문화불교연합회는 앞으로 다문화에 대한 한국사회의 편견과 심리적‧정책적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불교국가 출신 이주민을 향한 한국불교계의 관심과 지원에 대한 감사를 전하는 동시에, 그간의 시혜적 관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불교문화교류와 상생을 위한 토대를 자발적으로 만들어나가겠다는 취지를 명확히 했다.

이는 지난 10여년간 재한 이주민불자 커뮤니티가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을 뿐 아니라, 자발적 보시와 불사를 통해 법당 및 포교당 등 독립적인 신행공간을 운영하며 과거와 다른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각국 공동체가 개별적으로 활동해 왔던 동력을 결집, 조직화함으로써 한국불교계와의 연대 및 교류를 확대하고 나아가 대사회‧정책 차원에서 이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구심점 역할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산 마하위하라 사원에서 진행된 법회 모습. 법보신문 자료사진.
아산 마하위하라 사원에서 진행된 법회 모습. 법보신문 자료사진.

창립준비위원회는 이날 사전모임에서 향후 다불련의 역할과 방향, 구체적인 활동계획 등을 논의했다. 우선 내부적으로 각국 불자들 간 교류를 통해 이주민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상황별 매뉴얼을 구축하는 등 한국사회 적응 및 정착을 돕는 역할을 수행키로 했다. 또 이주민 공동체 운영 및 법당 불사 등에 필요한 각종 절차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등 안정적인 운영을 돕기 위한 방법도 모색할 계획이다.

우르겐 스님은 “순수하게 원력으로 불사를 진행한 스님들 가운데 종교비자에 따른 재산 소유 및 연장에 필요한 절차를 미처 몰라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며 “각자 시행착오를 겪었던 부분들을 토대로 여러 상황에 따른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라삭 스님도 “현재 법당 등기를 추진하고 있는데 행정절차가 너무 복잡하다”며 “선례를 공유한다면 향후 새롭게 만들어질 법당의 정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감을 전했다.

다문화가정 2세 교육을 비롯해 서로 다른 불교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라트나 줌머인연대 회장은 “한국에 정착한 난민가족과 그들의 2세에게 한국문화나 불교문화를 알려주고 싶어도 마땅한 스님이 없다”며 “연합회 차원에서 한국 스님과 이주민 스님들이 서로 공동체를 돌아가며 불교문화를 알리고 체험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외부적으로는 봉사활동과 한국불교 체험 및 연합법회 등 한국불교계와 교류를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문화 인식 개선을 이끌기로 했다. 특히 각국 법당을 연계한 불교국가 성지순례 및 큰스님 초청법회 등을 통해 불교문화 교류에 적극 나서는 한편, 향후 자체기금을 조성하는 등 연합회 활동 기반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바트보양 스님은 “연합회가 이주민 스님들보다는 어려움에 처한 이주민 불자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줄 지를 고민하고 체계적으로 방법을 만들어가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성지순례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캄보디아불교센터가 진행한 프쫌벤 축제. 법보신문 자료사진.
캄보디아불교센터가 진행한 프쫌벤 축제. 법보신문 자료사진.

담마끼띠 스님은 “마하위하라 사원에서 이주민불자들이 한국단체의 의료봉사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의외로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며 “타국에서 사회적인 관계를 맺고 나름의 역할을 하는 것은 외국인이라는 소외감을 줄이고 생활의 활력이 될 뿐 아니라, 이주민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사전모임에서 스님들은 “이주민 관련 법령 및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매년 1~2회 법률 교육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법보신문에 법률 및 의료, 행정 자문 등과 관련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따라 법보신문은 연합회 창립을 위한 정관 마련 등을 돕고 나아가 창립 후 연대 및 자문단체 추천 등 제반사항을 지원할 방침이다.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는 “다불련은 재한 이주민 공동체들이 주인인 조직이라는 점에서 이 자리에 모인 각국 법당 주지스님들의 역할이 크다”며 “다불련의 창립과 발전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심정섭 일일시호일 대표도 “지난 10년간 국내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의료비 지원을 진행하면서 이주민공동체가 변화하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일방의 시혜적 개념을 넘어 부처님 제자라는 동등한 입장에서 공존과 상생을 위한 새로운 관계성 정립이 필요하다. 다불련이 그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한편 다불련은 법보신문사와 공익법인 일일시호일이 11월 개최 예정인 ‘제1회 재한이주민불자연합법회’에서 공식 창립할 계획이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501 / 2019년 8월 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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