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선 구현하는 ‘시민불교’는 시대적 요구”
“공동선 구현하는 ‘시민불교’는 시대적 요구”
  • 최호승 기자
  • 승인 2019.10.25 15:45
  • 호수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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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사연, ‘전환시대, 종교의 방향’ 연찬회

인공지능·1인 가족·탈종교 등
사회적 변화 따른 종교 모색
‘2040단하소불 프로젝트’ 눈길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 스님)는 10월25일 서울 전법회관 회의실에서 ‘전환시대, 한국종교의 방향과 지향 찾기 연찬회’를 개최했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 스님)는 10월25일 서울 전법회관 회의실에서 ‘전환시대, 한국종교의 방향과 지향 찾기 연찬회’를 개최했다.

“사회공동선을 구현하는 ‘시민종교’ ‘시민불교’는 시대적 요구다.”

인공지능(AI)의 4차 산업시대, 1인 가족주의, 탈종교화 등 대전환의 시기를 맞은 한국불교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사회통합과 도덕감을 제공할 ‘시민종교’여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종교가 시대로부터 요구받는 역할과 지위는 불교도 통용된다는 전제가 깔렸다. 조계종 백년대계본부 불교사회연구소(소장 원철 스님)가 10월25일 서울 전법회관 회의실에서 개최한 ‘전환시대, 한국종교의 방향과 지향 찾기 연찬회’에서다.

윤승용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는 ‘전환시대, 한국의 종교는 어디로 갈 것인가’ 발제에서 로봇과의 일자리 경쟁, 직업 축소로 인한 격차심화, 제로 프라이버시 시대 도래, 지능화된 사이버 위협에 상시 노출, 데이터 주권 상실 등과 같은 새로운 난제들을 예고했다. 이어 종교적 이해만 고려하고 시민사회가 기대하는 자기 쇄신과 휴머니즘에 무관심한 한국종교의 현실을 지적하고 미래에 요구되는 종교를 제안했다.

윤 이사는 “개인성 확립에서 출발하는 존재론 시대가 아니라 삼라만상이 연결되는 관계론의 시대”라며 “현대문명 사조에 대한 인간 중심적인 성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학기술 발전이 인간 통제를 넘어설 경우, 인간의 존엄성을 크게 훼손하는 것은 물론 인류를 위기에 빠뜨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정신문명을 대표하는 종교가 외면할 수 없는 문제”라고 부연했다.

특히 윤 이사는 “시민의 통합과 도덕감을 제공해 줄 시민종교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교의 사회적 역할 중 가장 큰 것이 사회 통합기능”이라며 “사회통합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도덕적 감수성을 자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종교계 자기쇄신이란 물적 성장, 중앙집권적 권력화, 가부장적인 권력, 시민사회와 대립, 종교간 갈등 유발”이라며 “종교의 자기혁신과 공동선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승무 중앙승가대 교수는 ‘전환시대의 한국불교, 어떻게 혁신해야 하나’ 발제에서 ‘2040 단하소불(丹霞燒佛) 프로젝트’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유 교수에 따르면 ‘2040단하소불 프로젝트’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출가자 및 신도 감소, 종교 재생산의 사회적 기반이 되던 가족의 1인 가족화, 삶의 의미를 개인이 찾는 개인주의적 세계관·종교관에 따른 ‘제도 밖의 영성 추구’ 등 2040년 한국불교에 닥칠 위기를 타개할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행자로서의 본분사로 돌아가는 ‘출가자’와 사찰운영전문가이자 빅데이터 전문가로서 ‘정인(淨人, Kappiya Kãraka)’ 양성, 수행공간으로서 전통적 사찰과 사회와의 새로운 소통 공간으로서 명상센터 설립 등을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의 제도적 기반으로 기초 수행지원금 제도 정착, 정인 양성교육 제도화 등을 꼽았다.

유 교수는 “불교의 일차적 기능을 회복하고 제도적 혁신을 통해 각종 부차적 기능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비불교적 기능을 제거해야 한다”며 “이는 부처님 가르침에 부응하면서도 사회변화에 따른 시대적 요청에도 부응할 수 있는 불교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신행 개념의 정인과 종무전문가인 종무원의 개념 구별, 종무원 제도조차 총무원과 대형사찰 몇 곳밖에 정착되지 못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연찬회에서는 정경일 ‘새길 기독사회문화원장이 ’전환시대, 한 그리스도인의 불안과 희망‘을, 박문수 가톨릭평신도영성연구소장이 ’전환시대, 한국가톨릭의 대응 양상과 미래 전망‘을 발표했다. 은유와마음 대표 명법 스님, 이성운 동방문화대학원대학 교수, 박수호 중앙승가대 교수, 박재현 신대승네트워크 협업미래센터 소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510호 / 2019년 10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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