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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바이의 창-지난 하루를 돌아보며

기자명 노선이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창문 너머로 내리쬐는 아침햇살에 눈을 떴지만 머리가 무겁다. 밤새 맑아졌어야 할 정신이 온몸을 짓누르던 일상의 무게 때문에 흐려졌기 때문이리라.

몸을 뒤척이다 일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변한 것은 없다. 자기 전 펼쳐놨던 그대로다. 아니, 그렇게 착각하고 싶은 것일 게다. 부처님은 변치 않는그 어떤 것도 없다고 설법하지 않으셨던가. 단지 눈에 띌 정도로 변하지 않은 것뿐이다. 그러나 남들은 느끼지 못하겠지만 나는 분명히 변화된 것을 느끼고 있었다. 나 자신을 가다듬고 내 일상을 돌아보며 살아가려는 마음가짐이다.

불자라는 이름으로 살아왔으면서도 사실 나는 별로 불자다운 점이없는 사람이다. 다섯 가지 계와 법명을 받았으면서도 참불자로서의 삶을 살지 못했다. 남을 위해 살기보다는 나를 위해 살았고, 진실하게 살기는커녕 항상 나 자신을 속이며 살아왔다. '모든 악은 멀리하고 항상 선을 행하라'는 부처님의 말씀도 머리 속에서만 맴돌뿐 가슴깊이 새겨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그런 내가 어찌 불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몸을 일으켰다. 집 부근에 있는 절에 가기 위해서다. 어제 저녁 지난 하루의 삶을 참회하고, 오늘하루도 참불자로서의 길을 가야겠다는 마음가짐을 잡기 위해 하루의 일과를108배로 시작하자고 마음먹었다. 법당에 들어서 부처님을 본다. '어서 오너라. 오늘 하루도 자신을 속이지 말고 더없이 높은 가르침에 따라 진실하게살라'고 하시는 것 같다.

염주 한 알 돌릴 때마다 마음 속에 응어리졌던 번뇌를 벗겨낸다. 가슴이 후련하다. 등줄기와 이마에 흐르는 땀도 나 자신을맑히는 청정수라 생각하니 싫지가 않다. 이렇게 마음이 후련한 걸 왜 하지않았는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노선이/전북 익산시 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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