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열반 후 직계 제자들은 더 이상 바른 가르침을 주고, 무엇이 잘못인지 알려줄 스승이 사라졌기에 그 가르침을 오해하거나 승가가 타락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게 됐다. 그래서 제자들은 함께 모여 부처님이 제시했던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한 말씀을 모아 정리하기 시작했다. 율장(律藏)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이 율장은 ‘규범집’으로 인식되고 그렇게 불리지만, 사실 당시 출가자들의 생활을 속속들이 엿볼 수 있는 사건을 모아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떠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부처님이 제시한 해결책을 담았기에 그렇다. 따라서 율장에는 세속을 떠나 수행에 몰두하는 스님이 무엇을 먹고, 어떻게 입으며, 어디에 살아야 하는가 하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이 책 ‘스님의 라이프 스타일’은 율장의 내용을 중심으로, 부처님 당시 수행자의 생활상과 함께 스님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의식주를 중심으로 풀어냈다. 부처님 당시 스님들은 의식주를 어떻게 꾸려가고 문제가 일어나면 어떻게 해결했는지, 절대 해선 안 되는 행동은 무엇인지 율장 속 계율을 바탕으로 살피면서 출가 수행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낱낱이 공개한 것이다.
사실 오늘날 계율 이야기는 대중들의 눈길을 끌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시대 변화에 따라 달라진 환경 때문에 당시의 계율과 현실이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는 이유로 계율을 화제로 삼고 싶어 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고, 그런 상황에서 계율을 얘기해봤자 서로 불편해지기만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원영 스님은 다시한번 용기를 내서 계율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기존에 출간했던 ‘부처님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를 수정했다. 하지만 조금 더 친절하게 쓴다는 생각으로 정리하면서 아예 새롭게 쓴 것과 다름없게 됐다. 부처님 당시 승가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의식주 중심으로 살피고, 또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것들을 좀 더 자세히 써내려간 책에서 스님들의 일상생활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다. 1만7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14호 / 2019년 11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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