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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의 물꼬 트는 계기로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조국이 분단된지 실로 50년만에 최초로 남과 북의 불교교류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어서 불교계는 물론 일반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남.북한 정부당국 사이에 대화의 길이 막혀 있는 때여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중국의 베이징에서 남측의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과 북측의 박태호 조선불교도연맹위원장이 직접 만나 송월주스님의 방북과 박태호위원장의 서울방문 원칙에 합의했고 송월주스님의 방북의 시기는 7월 20일에서 8월 5일 사이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 정부도 남한 불교지도자의 방북에 대해서 남북민간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종교문화교류를 허용하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므로 불교계에서 북한방문을 신청하면방북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하였으므로 지금으로서는 별다른 걸림돌이 없어 보인다.

특히 이번 방문에 있어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방북의 경로를 판문점을 경유하는 육로를 택한 점이다. 그동안 판문점을 경유해서 남북을 오고간 사례는 없지 않으나 불교계 인사가 공식적으로 판문점을 통해서 서로 만나는 것은 처음이고 이것은 분단의 벽을 허무는 상징적이고도 실질적인 의미가 있다.

그동안 재미교토 불교인과 재일교포 불교인을 중심으로 방북이 이루어지고 제3국에서 접촉해 오던 남북불교인 사이의 교류가 내 나라의 땅을 오가며 내나라 땅에서 직접 만나는 것은 그 자체로도 통일의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일조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뜻에서 본지는 지난 3월 9일자 본란에서 정치적이념이 배제된 종교인의모임을 남북의 어디에서든 자유로이 가질 수 있도록 남북의 정부당국이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지만, 이번 방북에서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그리고 이번 방북의 합의가 도출되는 과정에서 송월주스님의 방북을 8.15판문점 공동법회의 개최와 연계하자는 북한측 제안에 대하여 우리 정부당국의 불허방침을 이유로 법테두리 안에서 교류를 갖자는 설득 끝에 북한측이 체제와 이념을 떠난 순수한 종교교류에 국한하기로 태도를 바꾼 점은 꾸준하고 성의있는 만남이 상대방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좋은 교훈을주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교훈을 거울 삼아서 이번 방북을 계기로 추진하기로 한 남북합동통일기원법회를 비롯하여 불교병원건립지원, 북한내의 불교유적합동복원, 그리고 이밖에도 장차 추진되어야 할 여러가지 불사에 있어서도 꾸준하고 성의있는 대화로 장애물을 제거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남북불교교류가 합의를 본 것은 소우얼주 총무원장이 취임 당초부터 밝혀온 남북불교교류를 통하여 통일에 기여하는 불교를 건설하겠다는 일관돤 의지가 결실을 본 것으로써 높이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통일에 기여하는 남북불교교류의 진척 여하에 따라서는 한국불교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전망이 크다. 이 활력소는 한국불교입지를 '받는 불교'로부터 '주는 불교'로, 고난 받는 이를 위해 '봉사하며 희생하는 불교'로 크게 전환시키는 힘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것을 불교병원건립지원 등에서 읽을 수 있다.

또한 북한불교유적합동복원은 불교교류의 차원을 넘어 민족문화의 보전이라는 측면에서 온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 역사성을 가진불교 유적은 우리 민족의 유산으로서 남북한 주민 모두에게 길이 지켜가야할 책임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조계종총무원장의 방북합의 도출로 이제 한국불고계의 위상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다. 이번의 쾌거를 계기로 조계종이 추구하는 '깨달음의 사회화'가 헌벌 더 앞당겨지기를 종도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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