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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TV 포기' 안된다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지금까지 총사업비 217억원을 쏟아 부으며 영상포교시대를 개척해오던 불교TV가 경영부실로 부도가 날 형편에 이르렀다. 실제로 불교TV의 주거래금융기관인 국민은행은 지난해 연말 만기도래한 부채 20여억원을 갚지못하자 거래 통장에 대한 지불정지 조치를 취한 상태다. 이런 형편이라면 이미부도가 난 것이나 다름없다. 다만 종교TV라는 특수성 때문에 금융기관이보다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이제 불교TV의 운명은순전히 은행측의 최종결정만 남아있는 상태다.

95년 5월 개국한 불교TV가 4년을 넘기지 못하고 이렇게 문을 닫을 지경에 이른 것은 한마디로 경영부재와 불교계의 무관심이 불러온 결과다. 불교TV는 그동안 사업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방만한 경영을 해왔다. 개국당시겨우 1만가구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연간 수십억원의 방송사업비를 소모한것은 전적으로 사업전망을 잘못 예측한 경영진에게 그 책임이 있다. 아무리정부가 강요한 사업이라 하더라도 보다 신중한 투자를 했어야 했다. 처음부터 인력도 줄이고 방송시간도 분수에 맞도록 편성했다면 오늘과 같은 어려움은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정사찰 중심의 운영도 문제였다. 지금까지 특정사찰이 경영을 좌지우지하면서 전불교계의 동참을 가로막은 점, 특히 지난해 종단분규 때 일방적인 선전선동의 도구로 불교TV를 이용한 것은 사태를 더욱 어렵게 한 원인이었다. 한편 경영외적 요인으로는 그동안 불교계가 영상포교사업을 종단적 차원에서 계획하고 지원하는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불교TV측에만 모든 것을 맏겨놓고 무관심해왔던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불교TV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식회사에서는 주주가 왕'이라는 식의 논리를 펼 때 종단은 보다 강력한 개입과 감독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한 것은 불교종단의 무책임성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같은 책임을 따질 여유가 없다. 어떻게 하든 당장 문닫는 사태만은 모면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현재 불교TV가 안고 있는 부채규모는 모두 70억원 정도다. 불교TV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4개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이 40억, 이자 6억, 전송망사용료 10억, 임대료 및 체불임금이 10억이다. 이중 우선 급한대로 금융기관에서 빌린 차입금에 대한 이자만이라도 지급한 뒤 부도처리를 연기하지 않으면 회사는 곧 문을 닫을 수밖
에 없다. 문제는 어떻게 이 자금을 마련하느냐에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지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불교TV에는 누구하나 책임지고 나서는 사람이없다. 일차적으로 책임이 있는 경영진은 서로 발뺌만 하고 하늘에서 곶감떨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종단은 종단대로 지난해 분규의 뒷수습으로 불교TV에까지는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형편이다. 오직 직원들만 회사에 나와서 난파선에 물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뿐이다.

현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늦기는 했지만 불교TV 경영진이 더이상 경영권에 집착하지 말고 모든 책임과 권한을 종단에 넘기는 것이 옳다. 종단도 이 문제를 더 이상 강건너 불처럼 생가하지 말고 하루 빨리 직접 경영에 나서는 방안을 결단해야 한다. 미적미적 미루다가는 돌이킬 수없는 상황만 재촉할 뿐이다. 만약 최악의 순간이 오기라도 한다면 그동안여기에 투자된 사업비는 그야말로 물거품이 된다. 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21
세기 영상포교시대를 불교계는 뒷짐만 지고 구경만 해야 한다. 지금까지 만들어온 프로그램이며 축적한 방송기술이며 불자들의 기대와 자부심도 여지없이 무너지고 만다. 이 얼마나 참담한 일인가.

지난해 조계종싸움에 총무원측은 40일안 무려 11억원이라는 돈을 썼다.양측을 합치면 싸움돈은 배가 훨씬 넘는다는 계산이다. 싸움을 하는데는 20억원도 넘게 탕진하면서 영상포교의 첨단매체인 불교TV가 문을 닫게 생겼는데도 보고만 있다면 말이 되는가. 불교TV를 이렇게 맥없이 포기해서는안된다. 불교계의 지도자들은 빨리 대책마련에 나서주기 바란다. 정말 이렇게 보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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