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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침을 여는 법문-진정국사 《호산록》 중에서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한평생 복된 일과 성공이 있기만을 바라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생각이다. 살아가면서 좋은 일, 괴로운 일, 슬픈 일, 화나는 일 등 많은 희노애락과만날 수밖에 없다. 모든 일은 과거의 원인에 의해 일어난다. 따라서 이러한것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인 인과응보의 이치를 알아야 할 것이다. 인과응보의 원리를 깨달으면 세상에 대한 모든 욕심을 초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과응보는 네 가지로 구분해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모르게 선을 닦고 실현이 안되는 경우〔冥機冥應〕를 일컫는다. 이는 과거에 선업을 닦았더라도 현세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경우로 과거에 선업을 쌓았지만 현실에 작용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다.

둘째는 모르게 선을 닦았지만 현재에 나타나는 경우〔冥機顯應〕이다. 과거에 많은 선을 닦아서 현재에 실현됨을 말하는 것으로 이렇게 현세에 그업을 받는 사람들은 또한 오랜 인연에 따라 스스로 제도하는 수행을 한 것이다.

또한 셋째는 알 수 있게 선을 닦고 실현되는 경우〔顯機顯應〕이며, 넷째는 알 수 있게 선을 닦았지만 아직 실현되지 않는 경우〔顯機冥應〕가 있다.

위에서 설명한 네 가지 인과는 부처님이 중생을 살펴서 하신 말씀으로 이인과응보의 이치를 보면 우리가 비록 선행에 대한 이익을 당장 얻지 못한다하더라도 불법에 따라 항상 정진해야 함을 알 수 있다. 만약 이러한 이치를안다면 모두 머리를 낮추고 손을 들어 불법에 감복하여 아무렇게나 행동하지 않게 될 것이다. 죽이기를 좋아하는 자가 오래 살거나 보시하기를 좋아하는 자가 가난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인과'의 법칙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며 이를 깨닫는다면 세상의 모든 욕심을 초월할 수있게된다.

인과의 원리는 대승불교의 발흥자라 할 수 있는 용수의 말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현재 나의 모든 병과 고통은 지난 생애에서 비롯된 것이고 내가 현세에서 선업을 닦는 까닭은 장래에 이에 따른 결과가 반드시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는 해와 달이 영원히 없어지지 않으며 모든 물줄기는 위로 올라가지 않는 것처럼 고정불변의 진리이다.

따라서 인과응보를 강조하는 불법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는것이니 이를 안다면 어찌 번뇌와 근심 속에서 한평생을 보내려 하겠는가.

이러한 인과응보를 설명함에 있어서는 유·불·선(儒佛仙)도 근본적으로다르지 않다. 세 종교가 모두 생명을 아끼고 살생을 싫어하므로 이는 불교의 자비에 가깝고, 널리 베풀고 뭇 백성을 구제하려 하는 것은 희사(喜捨)에가까우며, 선한 이에게 복을 주고 악한 이에게 재앙을 내리는 것은 보응(報應)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할진대 성인의 가르침을 버리고 지혜로운자를 외면하는 것은 본래의 성품에 어긋나는 것이다.

만약 이러한 법계의 뜻을 따르지 않고 중생의 뜻대로 행하는 것은 반딧불이 해와 겨루려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인과의 원리를 깨달아 법계를 따르고 선행을 하며 도덕의 경지로 들어가려는 마음을 하루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남산감통전》에 이르기를 "인간의 냄새가 공중 사십만리에 피어오르고있어 청정한 제천은 이를 싫어한다. 그러나 제천은 만약 부처의 부탁을 받아들여 불법을 수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한 가지 선행을 보고 백 가지의 잘못을 잊어버릴 것이고 오히려 사람과 더불어 이 땅에 함께 할 것이니감히 부처님이 오시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으니, 인과의 원리와 가르침을언제 어디서나 받들어 따른다면 반드시 제천(諸天)의 가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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