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21일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염원하며 광주 거리곳곳을 메웠던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 집단 발포가 있었던 날은 ‘부처님오신날’이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은 광주불교계는 ‘제40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와 함께 5월18일 광주 원각사에서 ‘5·18민중항쟁 제40주년기념 추모법회‘를 봉행했다.
광주불교연합회(회장 동현 스님)가 주최하고 광주전남불교NGO연대(대표 도제 스님)가 주관한 이번행사에는 광주전남불교NGO연대 대표 도제 스님을 비롯해 광주불교연합회 수석부회장 도계 스님, 광주전남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 혜오 스님, 이사 용묵 스님 등 스님과 불자, 시민 50여명이 동참했다. 또 ‘무엇이 지금 이 시대에 희망일 수 있을까?’란 주제로 최원형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소장이 초청강연을 펼쳤다. 이날 추모법회에는 당시 대불련 전남지부장이었던 지광 김동수 열사의 어머니와 동생도 참가했다.
광주불교연합회 수석부회장 도계 스님은 추모사를 통해 “광주불교계의 5월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변화를 이끌어낸 5·18민주화운동과 모든 생명의 아픔을 치유하고자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날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오늘의 5·18추모법회는 모든 생명의 자유와 평화로운 새로운 세상을 염원하는 불교의 바람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불교NGO연대 대표 도제 스님도 “광주 원각사는 최루탄을 던지며 들어온 전투경찰의 군화에 짓밟히면서 5·18추모법회를 계속 진행해온 민주화의 성지”라며 “광주불교계도 5·18민주항쟁의 역사와 기록을 이어가고 민주영령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했다.
김동수 열사의 동생 김동채씨는 유가족 대표로 나와 “아버지와 어머니는 자식을 잃고 슬픔과 고난의 세월을 지내셨다”며 “40년 동안 한 번도 꿈에 나오지 않은 형님을 생각하며 평소 ‘내가 날씨에 따라 변할 사람 같소’라고 하셨던 형님이 더욱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사람 같지도 않은 사람들이 광주에 와서 광주를 모욕하고 있다”며 “오늘의 5·18추모법회처럼 잊지 않고 기억하며 정확한 역사를 남겨 5·18민주항쟁을 모욕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된다”고 강조했다.
초청강연에 나선 최원형 소장은 “5월 광주에 와서 법당에서 5,18민주항쟁을 추모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강연을 시작했다. 이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느낀 것보다 더 위험한 기후 변화가 아닌 기후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며 “보이지 않는 끈인 인드라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세상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불자들도 일회용품을 안 쓰는 등의 환경운동에 적극 동참해야한다”고 말했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1539호 / 2020년 5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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