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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중앙아시아 불교유적이 사라진다

  • 기고
  • 입력 2020.05.25 10:57
  • 수정 2020.05.25 11:02
  • 호수 1539
  • 댓글 0

쿠샨제국 시절 불교세 넓혔지만
소련 종교탄압으로 명맥만 유지
한국불교 전해진 주요 경로 확실

카자흐스탄 삼존불 암각화.

평소 카자흐스탄과 중앙아시아의 곳곳을 다니는 필자가 작년 가을 뜻밖의 풍경을 접하게 됐다.

우리 역사책 어느 곳에도 적혀 있지 않는 고대 왕국 유적과 전 세계 공룡 놀이터였던 이곳에 남아 있는 고대 생물 및 원시인들의 그림 및 흔적, 그리고 이슬람 사원이 끝없이 이어지는 광야, 지구의 본 모습을 간직한 청정 자연만이 보였던 카자흐스탄에서 유적과 불심 가득한 불자들에 의해 신심과 정성을 다하여 새겨졌을 것으로 생각되는 암각화 속 미소짓는 부처님이 바로 그것이다.

이후 수도인 누르술탄으로 돌아온 필자는 카자흐스탄, 더 나아가서 중앙아시아 불교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카자흐스탄 및 중앙아시아에 불교가 어떻게 처음 전파되었냐는 것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이 존재한다. 역사적으로 증빙되는 가설은 인도 마우리아 왕조의 세 번째 황제였던 아소카 황제의 불심으로 처음 전파됐다는 것이 유일하다. 이 포교활동은 중앙아시아를 거쳐 서역으로는 시리아, 이집트, 그리스에까지 이어졌다.

쿠샨제국 보살흉상.

본격적으로 불교가 성행하기 시작한 것은 쿠샨제국(Kushan Empire) 등장 이후이며 한나라, 상사제국, 로마제국을 잊는 비단길(The Great Silk Road)을 따라서 불교는 그 세를 급속히 넓혀 갔다.

9세기 투르크의 사투크 부흐라가 칸이 되자 종교를 이슬람으로 선포하고 비 무슬림에 대한 종교전쟁을 시작하면서 중앙아시아의 불교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1211년 쿠츨루크가 서요의 왕이 되면서 왕비의 영향과 거란족의 지지를 위해 나이만족의 종교인 기독교를 버리고 불교로 귀의하게 된다. 그는 중앙아시아 전역을 점령하면서 불교를 믿도록 강요하고 이슬람교를 탄압했지만 1218년 몽골제국에 중앙아시아 원정군에 의해 전사하고 만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의 행적으로 인해 중앙아시아에 미미하나마 일부 지역(카자흐스탄 제투스)에서 불교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북원(北元, Northern Yuan) 황제의 후손인 갈단 보슈크트는 달라이라마로부터 사사를 받으며 성장했다. 그는 1679년 달라이라마로부터 칸이라는 호칭을 받게 됐고 1681년 카자흐스탄과 중앙아시아 지역을 침공하였다. 그 결과 광범위한 중앙아시아 지역을 준가르(Dzungar Khanate)가 차지하게 되었으며 다시 불교가 성행했다. 이때 그들이 지은 사찰은 58개였다고 전해지며 암각화 등 중앙아시아에 남아 있는 불교유물의 대부분이 그 시대 것이다.

1758년 청나라 건륭황제에 의하여 준가르(Dzungar Khanate)는 멸망되었지만 청나라 황실에 의하여 불교는 확실하게 보호되고 육성됐다. 1863년 이슬람 투쟁이라는 기치 이래에 반군이 등장하게 됐고 1864년 그들에 의하여 청나라 수비대는 괴멸됐다.

키르키즈스탄 와불상.

현재 중앙아시아에 불교유적이 거의 없는 사유 중의 하나가 이때 불교사찰과 유적이 거의 파괴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후 소련(CCCP)의 종교탄압으로 그나마 간신히 명맥만을 유지하던 불교는 중앙아시아로부터 완전히 소멸되고 말았다. 중앙아시아는 한국에 불교가 전해 진 중요 경로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또한, 혜초 스님께서는 이곳 중앙아시아를 다녀가기도 했다.

조형열 교수

혜초 스님 외에도 많은 고승들께서 중앙아시아를 다녀가지 않으셨을까? 고승들의 흔적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이러한 이유로 한국의 많은 불교 전문가들이 이제라도 이 곳 중앙아시아에 관심을 가져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조형열 국제 변호사 카자흐스탄 NIS 교수

 

[1539호 / 2020년 5월 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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