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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바새의 창-새해엔 더불어 사는 세상을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설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이다. 옛날 우리네 어머니들은 객지에서 오랜만에 찾아오는 자식들을 위한 설 음식과 조상들께 올릴 차례음식을 마련하느라 며칠전부터 밤잠을 설치며 설 맞이할 준비를 했다. 또 자식들은 자식들대로 그리운 부모님과 친지들을 만나기 위해 오랜 시간이 걸리는 귀향버스에 기쁜 마음으로 몸을 싣곤 했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IMF 체제로 들어서면서 설이 마냥 편하고 기쁜 것만은 아니다. 97년 말부터 불어닥친 경제 한파가 조금씩 풀리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살림살이는 빠듯하기만 하다. 아마도 설 음식을 마련하기 위해 시장을 나섰던 많은 주부들이 얄팍한 지갑보다 턱없이 비싼 물가에 또 한 번 큰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다. 지난 연말에 합숙시설로 옮겨졌다는 서울역의 노숙자들은 이번 설을 어떻게 보냈을까. 노숙자 합숙 시설인 '자유의 집' 입소 때 처음 예상했던 300명보다 무려 네배나 많은 1,200여 명이 모여들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들은 지난 설에 그리운 가족들을 만났을까. 또 떡국 한 그릇이나마 마음 편히 먹었을까. 비단 노숙자들뿐만이 아니다. 가족도 없이 쓸쓸한 설을 보냈을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 등명절이면 더욱 힘들고 외로운 이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즐거운 명절이 어려운 이들에게는 차라리 없느니만 못한 날일지도 모른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자비와 보살행을 항상 강조했다. 새해를 맞아 올해에는 많은 불자들이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나누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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