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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대표 '주일 휴무'주장 이렇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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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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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기반으로 악용은 삼가야

김영삼씨가 집권한 이래 숱한 실정 가운데 ‘종교'에 관한 정책 등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해결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 워낙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장로'라는 신분을 이용하였고 이를 기화로 일부 개신교 세력은 적극 선거에 ‘개입'하였으니 초기부터 종교간의 갈등은 내재되어 있었던 셈이다. 이윽고 장로대통령의 출현으로 대통령 관저에서의 공식 예배가 가능해졌고 각료들 역시 공공기관에서 집무시간에 직원들을 모아 예배 보는 일을 능사로 하였다.(황산성 환경부장관, 윤한도 경남지사등) 내재된 갈등을 밖으로 드러내는 행위들이 속속 이어졌으며 급기야 개신교 광신도들이 타종교에 대해 노골적인 폭력과 방화를 일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이쯤 되니 국가의 정책도 흔들리기 마련이다.

그 단적인 예는 정부시험일의 변경이다. 일요일에 치러지는 것이 관례화된 정부 시행 시험일자가 개신교측의 문제제기로 ‘주일'을 피해 실시되었다. 재작년 검정고시를 치르면서 ‘주일'이자 부활절이라는 이유로 오래 전부터 확정 공고가 나간 상태인 시험일을 불과 열흘 남기고 갑자기 공휴일인 어린이날로 바꾼 것이 초유의 일이었는데 그것을 선례 삼아 아예 정부의 모든 행사 일정을 잡을 때 ‘주일'은 피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당시 김숙희 교육부장관은 교회지도자들과 만나 “앞으로 중 고등학교의일요일 행사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하였다. 그 저의를 새삼 거론할 필요는없다. 주일을 지키기 위해 그들은 ‘삼위일체'를 형성하였다. 장로대통령,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의 각료, 그리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개신교계 이렇게 ‘작당'하여 정부 정책을 자의적으로 변경하는 것이다.(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분과위원장이 또한 당시 과학기술처장관 정근모씨였기에 작당이라는 표현이 과언은 아니다) 이쯤에 이르렀으니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자도 개신교계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당연한지 모르겠다.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로 선출된 이회창씨의 종교는 천주교로 알려지고있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했든가, 그가 최근 개신교 방송 프로에 출연하여 자신의 종교 입장을 천명한 바 있는데 ‘주일'을 지키기 위해 일요일에는 각종정부 행사를 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일종의 공약성 발언을 하였다. 나는 정치 지도자들의 종교를 존중한다. 하지만 그들이 자신의 종교를 권력의 기반으로 악용하는 것은 국민의 종교 자유를 원천적으로 침해할 수 있기에 절대 용인할 수 없다. 아울러 장소와 사람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자가공당의 후보로 나선다는 것 역시 비극이라고 확신한다. 모르긴 몰라도 불교계에서도 후보들을 초청하여 정치소신을 듣는 자리가 마련될터인데 그때 그가 무슨 말을 할지 대략 짐작이 간다. 제발 이런 사람이 나라의 중책을 맡지 않기만을 바란다.


서동석 /전 민중불교운동연합 의장, 종단협 소비자보호위 기획실장





개인적 종교신념 공식 표방 유감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지난 8월18일 개신교선교방송인 극동방송과 아세
아방송이 공동주최한 대선후보 초청간담회에서 “주일은 당연히 쉬어야 하
는 날이므로 주일시험은 원칙적으로 종교활동에 어긋난다”는 발언을 해 물
의를 빚고 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주일시험참가가 종교활동에 어긋나니까 개신교인은 시
험을 보지말자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정부가 개신교인의 입장을 고려해 국가
시험을 평일에 보게 하자는 것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국가시험이 시험준비생들의 생활상 편의와 교통혼잡을 피하기 위
해 매년 일요일에 실시되어 왔음에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짐짓 이를 모른
척하는 이 대표의 발언을 볼 때 후자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개신교직장선교연합회에서 주최한 신년 조찬 기
도회에서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총무처장관이 국가공무원 시험을 평일에 실
시하겠다고 해 국민적 빈축을 사기도 했기에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백번 양보해 이 대표의 발언이 개인의 종교적 가치관에 따른 소견이라 하
더라도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모든 국민에게 평등해야할 국가정책이 특
정종교의 시각으로 결정될 수는 없는 일인데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개인적
인 종교적 신념을 공식석상에서 표명했으니 후보자로서의 자질도 문제가 있
다고 생각된다.
어쨋든 이 대표의 발언이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발언이든 개인적 종교관
에 따른 것이든 평일에 국가 시험이 실시된다면 심각한 문제가 유발될 수
밖에 없다.
종교적 갈등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매년 국가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
게 많은 부담을 떠 안겨 줄 수 밖에 없다.
국가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 중 일을 하면서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이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일요일은 주일이니까 쉬고 평일날
다니던 직장에 휴가원을 내고 시험을 치러야 할까. 9급 공무원인 사람은 7
급을 준비하고 7급 공무원은 5급을 준비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실정이며 기
술직 기사자격증 등의 시험을 준비하는 근로자들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시험
을 준비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들 모두에게 일요일은 천하 없어도 누구나 빠짐없이 쉬어야 하
니까 평일에 다니던 직장을 쉬고 시험을 보라해야 할까. 이들에게 물어보면
대답은 뻔할 것이다.
일하던 사람이 시험을 보러 가겠다고 휴가원을 내면 그 사람이 다니는 직
장의 어느 경영주가 좋아할 것인가. 나라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국가시험에
대한 관심도가 매년 높아지고 있는 지금 평일 시험이라는 속보이는 정책의
추진보다는 실업률의 최소화와 국민의 안정된 삶을 위한 정책을 하나라도
더 제시하는 것이 정치인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박정훈/서울 동작구 상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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