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이 긴 장마와 폭우는 전국의 사찰에도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대표적으로 국보 10호인 남원 실상사 백장암 3층석탑 주변 담장 일부가 파손됐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안동 봉정사도 만세루 누수 등의 피해를 입었다.
문화재청 집계에 따르면 8월12일 기점으로 파손된 문화재는 국보 1건, 보물 4건, 사적 17건, 세계유산 1건 등 총 47건이다. 이중 불교문화재는 국보 1건, 보물 4건, 사적 1건, 세계유산 1건 등 총 7건으로 전해졌다. 엄청난 재해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각 사찰의 대중이 느낄 참담함을 헤아리기 어렵지만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
지속되는 폭우 속에서도 긴급구호물품 전달, 수해복구 등의 자비손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8월 초 수도권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연일 이어진 호우는 천안, 예산 지역의 사찰을 덮쳤다. 산사태로 인해 성불사의 옹벽과 요사체가 무너졌고, 예산 향천사도 금오당에 토사와 바위가 밀려들어와 파손됐다. 천안불교사암연합회는 성불사, 각원사, 만일사 등 지역사찰에 성금을 전달하며 복구에 힘을 보탰다.
섬진강 범람으로 수해를 입은 구례군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불교계의 보살행도 신속하게 이어졌다. 조계사는 ‘행복나눔 가피봉사단’을 통해 2000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화엄사와 쌍계사는 조계종 복지법인 ‘아름다운동행’과 함께 구례군 일대에서 수해복구 지원활동에 나섰다. 아름다운동행은 밥, 라면, 카레, 미역국, 곰탕 등으로 구성된 구호키트 1600인분, 4000만원에 이르는 생수 1만병을 구례구청에 전했다.
이에 앞서 화엄사는 집중호우 발생 즉시 경내 화엄원에 긴급대피소를 설치 가동해 이재민들이 품었을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었다. 화엄사 선방과 강원의 스님들도 침수피해를 입은 농가와 축사를 방문해 지원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물 한 잔이라도 전해 희망을 끈을 놓지 않게 하려는 교계의 바람이 거대한 재해에 절망한 이재민들과 피해 사찰의 대중들에게 잘 전달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1549호 / 2020년 8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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