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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방문기'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초원 위에 피어난 불심

93%가 불교도, 개방과 함께 빠른 변화
종교, 경제, 학술 등 한·몽 교류 기대

낙산사 주지 지홍 스님, 윤태일 YTN기획조정실장과 본인 일행은 몽골정부 초청으로 1월 26일부터 1월 30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몽골을 방문했다. 영하 25도를 오르내리는 한파 속에서도 그렇게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울란바타르 국제공항은 비교적 한적한 모습이었고 모든 일정을 주선해준 몽골뉴스의 부사장과 안내와 통역을 맡아준 바야르체책이 공항까지 나와서 우리를 맞이했다. 1월 26일 오후에는 여장을 풀자마자 몽골국립대학교를 방문했다.

나랑게렐 법과대학장과 함께 캉초크 총장을 만났다. 몽골국립대학은 이미 동국대학과 학술교류협정을 체결했으나 지금까지 특별한 교류가 없었다. 캉초크 총장은 교수 학생 교류는 물론이고 학술세미나의 개최와 학술논문집의 공동발간을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나랑게렐 법과대학장은 3월말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 이어서 동국대법대와 대한변협 등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1월 27일 우리 일행은 몽골검찰청을 방문하여 검찰총장과 만났다. 몽골이 민주화와 개혁을 이루는 과정에서 부정부패를 척결하는데 검찰의 역할이 대단히 컸다는 점을 설명했다. 우리는 이어 전통사찰을 방문하기로 했다. 울란바타르 시내에 있는 사찰 두 곳을 방문했는데 그곳의 주지 스님과 지홍 스님이 한·몽 불교교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1930년부터 사회주의 혁명과 종교말살정책으로 많은 사찰들이 파괴되고 승려들이 희생을 당했다고 한다. 무려 10여 만명의 승려들이 암살당하고 600여 사찰이 불타버렸다. 그러나 몽골인들은 전통종교인 불교가 몽골인들의 마음에 간직돼 왔고 정신적인 지주가 됐다는 스님들의 설명이 인상 깊었다. 90년대 개방과 개혁의 물결 속에서 종교의 자유가 보장돼 다시 불교가 살아나고 있다. 전체 몽골인의93%가 불교신도라고 한다. 특히, 담바자브 스님이 주석하고 계시는 캄보라마 타시체링 사찰이 있었는데 불교대학도 소속돼 있었다. 담바자브 스님은 몽골불교협회 회장이며 세계불교우의도협회(WFB)부회장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실천불교운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정치, 사회에도 관심이 많았다.

1월 28일 아침은 유심히 맑은 날씨였다. 몽골의 최고 권력자인 바가반디 대통령을 만나는 날이기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 드디어 11시 정각. 접견실로 안내돼 바가반디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비공식 회담에 들어갔다. 먼저 몽골 대통령의 환영인사가 있었다.

"21세기에는 한몽교류가 활성화 되길 기대한다. 양국은 역사적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가깝고 교류가 활발했던 친구사이였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학술,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이 잘 이뤄지도록 법적,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1990년 이후부터 민간교류가 확대되고 있으나 아직도 미흡한 편이다.

특히 합작회사 등이 세워져서 실질적인 경제분야의 교류가 추진되길 기대한다. 한국이 아시아 경제 위기 속에서도 아주 짧은 기간에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고 며칠전 세계은행 아시아 담당관으로부터 직접 들었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의 탁월한 영도력이 입증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세계역사를 보면 양국간에 어려움이 있을 때 상호협력이 이뤄졌다. 김대중 대통령이 빠른 시일 안에 우리 몽골을 방문하길 바란다." 이어서 우리 일행은 다음과 같은 인사를 했다. "우선 대통령의 올바른 역사관과 한몽관계에 대한 깊은 배려에 경의를 표한다. 20세기가 지나고 21세기가 오는 것은 새로운 차원의 세계가 열리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장벽이 무너지고 있지만 유럽연합처럼 지역협력체가 탄생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도 한몽교류를 통해 협력체를 구축해야 한다. 몽골은 중앙아시아의 중심국으로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는데 대통령을 뵙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

1시간 동안 대통령과의 대화는 정말 짧기만 했다.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바가반디 대통령의 다정다감한 메시지를 들으며 우리는 대통령 궁을 빠져 나왔다. 전혀 이질감을 느낄 수 없는 몽골인들. 한·몽간의 새로운 역사의 장이 열리길 기원하면서 아쉬움을 간직한 채 몽골의 광활한 무공해의 땅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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