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효, 신화적 허상 벗고 바로보기
큰 사상 전체 윤곽 파악하는 데 도움
현대인들에게 한국불교사상 가장 위대한 사상가이자 가장 대중적인 종교인으로 손꼽히는 원효 스님. 그러나 1천3백년전에 살았던 원효 스님의 참모습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의외로 적다.
원효스님의 대중교화 업적과 사상체계, 스님이 강석한 〈금강삼매경론〉, 그리고 원효스님과 신라중대왕실의 관계를 일반인들의 눈높이에서 새롭게 기술한 책이 나왔다.
오늘날 한국인들이 원효에 대하여 가지는 인상은 그것이 학술적이든 대중적이든 멀리는 고려시대의 의천과 일연스님에 의해서, 가깝게는 일제시대의 육당 최남선과 춘원 이광수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다. 조국이 식민지로 전락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유교 대신 또 하나의 '전통'인 불교에서 민족적 영웅상을 모색했었던 이들이 그린 원효상에는 민족주의가 강하게 투영되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원효 스님은 사상의 폭이 대중불교 전반을 아우를 정도로 광범위할 뿐 아니라 행적 또한 극적일 만큼 파란만장하여, 보는 사람에 따라서 다양한 원효상이 가능하다.
이 책은 원효 스님에 대한 기왕의 오해를 바로 잡고 몰랐던 부분을 새로 알게 하는 기쁨을 준다. 원효 스님의 전기이되 역사주의적 관점에서 풀어쓴 시각이 신선하며 고려 중기 이후 일반화된 '승려 모습'의 원효를 '걷어' 버리고 거사(居士) 모습의 원효를 그려낸 솜씨도 주목된다.
전체 4부로 구성되어 1부에서는 원효스님에 대한 허상과 실상, 시대배경, 스님의 삶을 전하는 3대 전기가 소개되어있다. 2부는 생애편. 이어 3부에서는 고도로 정제된 원효의 철학을 다루었다. 약간 어렵지만 원효 사상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제4부 자료편은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마련된 코너.3대 전기와 스님이 쓴 13종의 저술의 서문을 번역하고 참고문헌과 연표를 부록으로 추가했다.
지은이 남동신은 서울대 인문대 국사학과와 동 대학원의 석·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논문 〈원효의 대중교화와 사상체계〉, 〈자장의 불교사상과 불교치국책〉, 〈나말여초 화엄종단의 대응과 《화엄신중경》의 성립〉, 〈신라 중대불교의 성립에 관한 연구〉를 썼다. 작가는 "지금까지 원효를 연구한 논문과 저술이 7백편 가량이나 되는데 이제 겨우 원효 사상의 윤곽을 그릴수 있을 정도로 스님의 사상은 넓고도 깊다"며 '신화적 허상 속에 감추어진 역사적 실상을 밝히기 위해' 이책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도서출판 새누리.
김민경 기자
mkkl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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