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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선제 대응 ‘K-불교’ 빛났던 한 해였다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0.12.28 09:52
  • 호수 1567
  • 댓글 1

온갖 경제적인 악조건 속에서도
산문 폐쇄하고 법회 기꺼이 포기
세계인 축제 연등회도 취소 결단
올해 불교계 ‘희망의 등불’ 밝혀

올 한 해는 ‘코로나 19’로 시작해서 ‘코로나 19’로 매듭지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월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 확진자 156명이 집계되며 충격을 던져 줬는데, 12월24일 12시 기준으로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985명을 기록했다. 12월 들어서며 발생한 신규 확진자 추이는 예사롭지 않다. 특히 14일 880명을 기록한 직후부터 5일 연속 1000명을 넘어섰는데 800명 아래로는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보통 검사자가 늘어남에 따라 확진자 증가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미국(32만), 브라질(18만), 인도(14만), 이탈리아(7만), 프랑스(6만), 영국(6만9천), 러시아(5만) 등 24일까지 220국가에서 170만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일본도 2941명의 사망자를 냈다. 우리나라에서는 756명이 생을 달리했다. 관점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 수치도 높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앞서 언급한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의 사망자 피해 상황을 고려하면 ‘불행 중 다행’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이것은 방역당국과 시민이 협심해 가동한 ‘K방역’이 맺은 결실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방역당국과 궤를 같이 하며 작동한 불교계의 코로나 확산방지 시스템 ‘K불교’도 매우 훌륭했다고 본다. 지금까지 사찰에서 단 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증명된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증폭되던 2월, 주요 사찰들은 즉각 산문을 폐쇄했고, 법회와 행사도 전면 중단했다. 사실, 이것은 깊은 고뇌 속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주말법회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매월 한 번의 정기법회까지 중단한다는 건 ‘수입’자체를 포기한 것의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태원 발’ 확산을 우려한 불교계는 전 세계인의 축제인 연등회를 취소했다.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담긴 의미는 올해 9월 문재인 대통령 전언에서 새겨볼 수 있다. ‘한국불교 지도자 초청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선제대응에 총력을 기울인 불교계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화합과 평화의 연등행렬은 볼 수 없었지만 어려움을 나누면 반드시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셨습니다.”

‘K불교’가 더욱 빛났던 건 시민들의 아픔까지 보듬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마스크 대란 당시에도 불교계 지도자들과 단체들은 대구지역으로 달려가 현장에서 애쓰는 의료진에게 방역물품을 전달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매일 ‘희망나눔 사찰음식 도시락’ 100개씩을 마련해 국립중앙의료원, 서울의료원 등에 전했다. 조계종 교구본말사 주지 등 스님 5000여명은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전액 기부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생긴 ‘코로나블루’는 사회적 문제였다. 정부나 지자체도 당장 손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을 끌어안은 건 불교계였다. 최근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2020년 사회공익 템플스테이 성과자료집’을 발표했는데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코로나19 대응에 앞장선 의료인 및 방역관계자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 ‘토닥토닥 템플스테이’를 3월부터 진행했는데 3박4일간 휴식형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원한 것이다. 지금까지 2400여명이 특별 치유 템플스테이에 다녀갔다고 한다. 나아가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여행업계에도 이 프로그램을 제공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실어주었다. 지금까지 3500여명이 참여했다. 일반 시민을 위해서는 참가비 할인을 지원했다.

황사 때나 꺼내 들었던 마스크는 이제 필수품이 되었다. 두 눈만 마주할 수 있는 ‘괴기한 세계’는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장면이지만 지금은 일상의 풍경이 되었다. “코로나19 이전의 세계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그대로 맞아 떨어질 법하다. 올해 보여준 ‘K-불교’가 새해에도 그대로 작동되기를 바란다. 부처님께서 전한 동체대비 사상을 이 땅에 실현 시키려한 원력이 빚어낸 ‘K불교’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올해의 인물’이다. 자긍심을 가져도 좋겠다.

 

[1567호 / 2020년 12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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