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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특권층의 병역의무

기자명 공종원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신한국당 이회창대표 두아들의 병역면제 사실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이대표가 적법한 절차에 의해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점을강조하지만 그걸 액면대로 믿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힘있고 돈있는 사회지도층 자제는 거의 군에 가지않고, 가더라도 고되지않은 후방특수직에배속된다는 것쯤은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아닌게아니라 군에서 휴가나온 큰녀석은 자기 부대 동료장병들의 심사가별로 좋지않다고 한다. 누구 아들은 몽땅 군에 안가고 있는데 우리는 무엇때문에 이 고생을 하느냐는 불만도 크다고 한다. 전경 근무를 하고 있는 작은애도 외박을 나와서는 역시 같은 얘기를 한다. 그러니 아들을 군이나 전경에 보낸 부모들이 집에서 어떤 마음이 되고 있는지는 불문가지다. 그점에서 보면 병역문제 하나만으로도 대통령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것이라는게 분명해 지고 있다.

그 덕에 지금 우리사회에서는 병역의무에 대한 재인식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선 이땅에서 병역이 신성한 국민의 의무인 이상 공정무사하게집행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불일듯 일어나고 있다. 합당한 이유없이 누구는군에 가고 누구는 빠진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은 물론이다. 더 문제는합당한 이유를 빙자한 병역의무 회피가 우리사회에는 너무 많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공직자나 재벌등 특수층 자제의 면제비율이 일반인의 3배나 된다면 그 공정성을 믿지 못할 것이다. 여기에 병무부조리 가능성이 거론되는것은 물론이지만 그로해서 조성될 우리사회 특수층에 대한 불신 불만은 더큰 문제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사회의 공정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병역면제에 대한 의혹이 없어져야 하고 그것이 특혜로 인식되지 않아야 한다. 특별한 사유로 군의무를 다할 수 없을 때 응분의 사회적 불이익이 수반한다는인식도 있어야하고 군의무를 다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사회적 보장도 확립되어야 한다.

그점에서 특수층 자제들은 조건이 미급하더라도 병역의무를 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하고 정부도 제도를 바꿔서라도 특수층 자제는 조금결격사유가 있더라도 병역의무를 다하도록 엄격한 기회배분을 해야할 것 같다. 이나라에서는 지금 조금만 힘이 있으면 병역면제를 꾀하거나 고달픈 전방근무 대신 후방의 특수직 근무로 빠진다는 것이 정설이 되고 있다. 하지만 정상적인 나라라면 특수층 자제는 남보다 더 의무를 지어야한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제'의 원칙에 따라 자진 병역의무를 감당하고 그것도 전방 근무를 철칙으로 해야할 것이다. 그리고 만일 특수층 자제들이 모두 전방근무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게 될 때 우리 국방은 걱정할 것도 없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병역문제는 심각하고 중요한 국가문제다. 군이 국가방위를위해 절대로 필요한 장치라는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병역 의무야말로 국가의정의와 공정을 판가름하는 시금석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때문에 대통령이란막중한 자리에 오르겠다는 사람은 그 아들이 정당하게 병역문제를 받았다쳐도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쓰다듬을 줄 알아야한다. 아들의 병역문제가 법적으로 끝났다고 할것이 아니라 편법으로라도 자식을 군대에 보냄으로써 무엇인가 정성을 보이는 것이 옳을지 모른다. 이치의 문제로서나 국민감정 차원에서 그게 무리한 주문은 아닐 것이다. 덧붙여 자녀가 없는 성직자들도군에 간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심정을 늘 헤아려야할 것이며 너무 쉽게군의 존재나 이 나라의 안보상황을 무시하는 듯한 공허한 주장과 행동으로국민의 우려를 깊게해서는 안될 것 같다.


공종원/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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