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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무장한 사노위의 평등세상 만들기

조계종 제4기 사회노동위원회가 새롭게 출범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1월19일 승가위원 21명과 재가위원 6명 등 총 27명에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와 함께 노동·빈곤·성소수자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 10명도 집행위원으로 동참했다. 이로 인해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는 갈등 현장에서 보다 전문성을 갖춘 불교적 해법 모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초기 5명으로 활동했던 노동위원회가 이같이 성장한 배경에는 사회 약자를 위한 자비심과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한 스님들의 의지가 뒷받침이 됐다.

돌이켜보면 2012년 발족한 사회노동위원회는 그동안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쌍용자동차와 KTX 해고노동자들의 문제에 뛰어들어 노사간 중재에 나섰고, 송파 세모녀 추모 및 무연고 사망자를 위한 기도회 등 빈곤문제 해결에도 앞장섰다. 불교계 단체로는 처음 퀴어문화축제에서 부스를 설치하고 성소수자 부모님 초청 법회 등 성소수자 문제 인식 전환에도 기여했다. 최근 간호사들의 직장 내 괴롭힘인 ‘태움’으로 고통받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서지윤 간호사의 사망이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것도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사회노동위원회는 또 제주4·3, 광주5·18과 같은 역사적 희생자를 위한 활동도 매년 이어가고 있다.

이렇듯 사회노동위원회의 지난 활동에는 사회적 약자들이 설움과 눈물 없는 평등한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길 발원하는 염원이 담겼다. 사회 문제를 접하면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절실함도 커졌다. 때문에 사회노동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착수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무기한 기도회’를 입재했으며, 차별금지법 국회 상정을 목표로 6월과 8월 잇따라 국회와 여야당사 앞에서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성소수자·노동·여성인권단체와 연대는 물론 이웃종교와도 협력해 법제정을 촉구했다. 

불교계의 사회 참여 활동이 이웃종교에 비해 미미했던 것은 사실이다. 사회노동위원회를 두고 몇몇 스님들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스님들의 참석률은 낮았다. 분과가 나눠지지 않아 사회 현안과 관련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도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소외계층과 신뢰관계를 착실히 형성했고, 그 결과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이 “스님들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며 실천위원으로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회노동위원회의 10여년간의 활동이 주춧돌이 돼 앞으로 더욱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불교계의 사회 참여 활동 확대가 기대된다.

김내영 기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올해 반드시 국민이 공감하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불교계가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평등 세상을 향한 조계종의 약속 실천여부는 이제 새롭게 위촉된 사회노동위원회의 의지와 활동에 달려 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571호 / 2021년 1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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