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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수행 구영선(세현, 52, 삼성 수석엔지니어)-상

기자명 법보

참불선원에서 명상수행 입문
각산 스님 지도로 꾸준히 정진
수행·비수행자 차이는 자비심

세현, 52

나는 30년째 IT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입사 초기, 아시아의 작은 기업에서 지금의 세계적인 IT 기업이 될 때까지. 단 한 번의 이직도 없이 30년 동안 회사의 급격한 성장을 함께하며 오로지 일에만 보람과 가치를 부여하면서 열심히 달려왔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계라도 점검하지 않으면 오래 사용하지 못하듯 사람도 자신을 돌보지 않으면 신체와 마음에서 신호를 보낸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가 하는 일을 좋아했기에, 몸은 퇴근해 집에 있지만 마음은 늘 회사일을 생각했다. 이렇게 수 십 년을 쉬지 않고 일한 결과, 에너지가 조금씩 방전되고 있음을 깨달았다. 충전을 위해 심리학 책, 자기계발서를 읽기도 하고 회사에서 열리는 강의 등을 들으면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잠시뿐이었다.

도무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우연히 TV에서 아잔브람 스님의 불교명상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방송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와 같이 치열하게 앞만 보고 살아온 사람들이었고, 그들이 명상수행을 통해 평안함을 찾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나는 먼저 그런 명상을 할 수 있는 곳이 한국에 있는지 찾아보았다. 

다행히 참불선원 각산 스님께서 참선을 지도하는 모습을 방송에서 보게 됐다. IT회사 특성상 늘 신제품출시 일정에 맞춰 일을 하기 때문에 시간이 빠듯했지만, 이제는 나를 먼저 보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17년 10월 참불선원에서 하는 직장인 명상입문반을 신청했다. 참불선원의 명상입문반은 매우 유명해 곧 마감되기 일쑤였다. 특히 직장인을 위한 평일 강좌는 거의 없었는데 각산 스님의 배려로 운 좋게 명상을 배우게 됐다. 막상 신청하니 바쁜 회사일과 이동거리 등등 여러 걱정이 앞섰다. 

특히, 가을부터 연말까지는 한 해에서 가장 바쁘고 힘든 시기였다. 그러나 한줄기 희망인 그 수업을 놓칠 수가 없어 수원에서 서울까지 빠지지 않고 다녔다. 그해 처음으로 만해마을에서 열린 각산 스님 명상힐링캠프에 참석하며 나의 명상수행은 시작됐다. 명상입문반 첫 수업은 각산 스님께서 초보자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현대용어로 매우 쉽게 설명하고 차근차근 지도 해주셨다. 그때의 첫 가르침이 “마음 안에 모든 것이 있다. 자성, 즉 나를 볼 수 있으면 깨칠 수 있다. 지켜보는 자가 우리 삶을 바꾼다.”(드론을 띄워라!)

너무나 희망적이고 용기를 주는 그 말씀은, 모든 일을 뒤로 하고 강좌를 수료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지금도 가끔 명상입문반 수업 때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받아 적었던 노트를 꺼내 읽는다. 명상입문반은 명상지도뿐 아니라, 불교 진리체계인 사성제, 팔정도에 대해서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자연스럽게 불교를 접하게 하고, 명상수행과 신행생활을 하는 기본도 설명했다. 

또한 ‘법구경’ ‘니까야’ ‘금강경’ ‘육조단경’ 등 경전을 읽고, 정기적으로 법회에 참석하고 늘 기도하라고 하셨다. 이와 함께 ‘불교가 추구하는 영원한 대자유를 얻을 수 있다’라는 말씀으로 꾸준한 정진을 강조하셨다. 그후에도 2018년부터 참불선원 직장인법회에 참석하여 법문을 듣고 실참을 하고, 명상불교대학, 참선아카데미 1기 졸업, 정기적으로 열리는 집중수행 참여 등 수행의 흐름을 놓치지 않게 위해 노력했다. 

특히, 참선아카데미를 통해 평소 뵙기 어려운 한국의 대표적 선승들의 참선과 수행의 가르침, 정신의학·명상심리학 전문가에게 배우는 명상, 초기불교와 간화선 통합수행, 호흡명상, 심리치료, 불교수행 등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몸의 먼지를 씻어내듯 명상은 영혼의 샤워로서 우리 마음을 맑아지게 한다. 그러나, 매일 수행하지 않으면 외부자극이 올 때 영향을 받는 것을 느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행처를 자주 갈수 없기에, 일상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 그것은 바로 나만의 수행일지를 작성하여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예불, 경전읽기(법문듣기), 명상실습, 공덕행 등을 실천하고 점검해가는 것이다. 가령 공덕행의 경우에는 출근해서 매일 내가 관리하는 부서원들에 대한 자애명상을 먼저 한 후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수행하는 사람과 하지 않는 사람의 차이는 자비심이라고 생각되었다.

 

[1571호 / 2021년 1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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