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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수행 구영선(세현, 52, 삼성 수석엔지니어)-하

기자명 법보

만족하는 태도가 바른 정진
명상으로 건강한 마음 챙겨
소중한 명상 수행 지속할 것

세현, 52

회사는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 곳으로 자칫 사람보다 다른 것에 포커싱될 수도 있다. 그러나 수행은 자기문제 해결이 먼저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나 자신의 문제해결을 위해, ‘일상과 세상이 수행장이고 해탈장’이라는 스님의 말씀을 떠올렸다. 말씀을 되새기며 우선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불편한 상황에 대해 유형별로 정리했다. 

예를 들면, 싫은 동료, 불편한 사람을 만났을 때는 더 많이 미소를 보냈다. 탐심이 올라올 때는 모든 괴로움에서 벗어나 평안하기를 바라며 자애명상으로 사라지게 했다. 업무로 힘들 때는 재밌다, 행복하다, 잘 된다 등 긍정의 언어로 뇌의 화학방향을 바꿨다. 말하자면, ‘Quick User Guide’(빠른 사용안내서)와 같이 빠르게 올라오는 현상들에 대해 바로 알아차리고 해결하는 것이다. 

이 메뉴얼은 바쁜 삶에서 일어나는 화, 짜증, 밀려오는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아주 유용하다. 대부분이 탐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심하게 올라올 때 힘든 사람을 대하면 역경보살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때는 수행과제라 마음을 돌리면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점차 약해지고 마음이 평안해지는 것을 알게됐다. 

‘삶이 그대로 수행’ 이라는 것을 대부분의 직장인은 실감할 것이다. 수행은 일상을 빛나게 바꾸는 힘이 있다. 이렇게 명상법은 2600년 전의 현대와 동떨어진 유물이 아니라 4차 산업 시대라고 일컫는 지금의 우리들에게도  유익한 진리라고 생각한다.

수행을 하며 느낀 것은 자신에 대한 사랑과 존중이었다.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은 타인에게도 너그러워 편안한 일상을 살아간다. 명상은 밖으로 나가 있던 마음을 나에게 돌리며 지혜와 평상심을 찾게한다. 과거를 생각하지 말고, 미래에 대해 바라지말며, 오직 현재 시간에서 그대로 관찰해야 현상을 정확히 보게 되고, 그래야 괴로움이 없다는 것을 점차 알게됐다. 또한 명상은 잘하고자 하면 망상, 번뇌 등으로 수행이 어렵다. 항상 만족하는 태도가 바른 정진임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은 모두 행복하기 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는 그 행복이 뭔가를 이루어야 하는 먼 미래의 계획쯤으로 오해한다. 나 자신도 그랬다. ‘지금 괴롭고 힘들지만 미래에는 행복할 거야’라는 막연함으로 많은 것들을 포기 해왔다. 명상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지금 이 자리만 존재함을 알게 해준다. 그리고 ‘이 순간 지금 여기만이 행복한 삶’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명상에 대한 논문이나 과학적 증명들을 최근에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나 역시 길지 않은 기간임에도 명상으로 인한 이익과 효과를 내 삶 곳곳에서 많이 느꼈다. 먼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마음건강이다. 심신이 지쳤던 17년전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매년 병원에서 실시하는 마음건강 진단에서 전에는 불안감이 약간 있었으나 수행 이후에는 아주 건강한 심신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직장성과측면에서도 개인적인 업무 평가와 부서원들의 만족도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 수치는 명상의 효과 중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진정한 명상의 효과는 명상수행을 통해 나를 힘들게 했던 여러 가지 생각들이 실은 ‘실체 없음’을 알게 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명상을 통해 ‘알아차림’이라는 큰 무기를 갖게 된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온갖 일이 일어나지만,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내가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지혜가 수행의 가장 큰 효과라고 생각한다.

지난 3년의 시간을 회상하면 부처님 가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트레스 해소법 정도만 배우려고 간 길이 인생을 살아가는 궁극적인 방향이 됐다. 힘이 되어주신 각산 스님을 비롯한 도반들과의 귀한 인연으로,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행복하고 평안하게 수행하고 있다. 사람 몸 받기 힘들고, 불법 만나기 힘들며,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성취하신 명상은 만나기 더욱 힘든 기적과도 같은 소중한 것임을 알기에, 좀 더디게 가더라도 나의 일상수행은 지속될 것이다. 항상 마음에 새기는 부처님 말씀이다.

“세상사에 부딪쳐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슬픔 없고 티끌 없이 안온한 것, 이것이 으뜸가는 행복이라네.” -‘숫타니파타’

 

[1572호 / 2021년 2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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