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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 경계없는 수행자의 혜안

기자명 김민경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이웃에 대한 넉넉한 애정 담겨
“글쓰기로 내 자리를 반추한다”

유명작가로 활동하다가 작가로서의 절정기에 돌연 출가하여 문단에 충격을 주었던 일본의 여성작가 세토우치 자쿠조는 `일본 문단에 예술적인 자양분을 공급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다. 그가 출가 후 발표한 작품에서는 인간에게 주어진 고독이라는 문제에 대한 그 나름의 해석이 뚜렷이 드러나 `삭발염의'가 그의 삶에 새로운 시각과 인간에 대한 넉넉한 애정을 갖게 했음을 알게 한다.

정운 스님(보령 세원사)이 최근 상재한 수필집 《아직도 그곳에 희망이 있더라》와 시집 《그대 그대 자신으로》에서도 (중생과 이웃에 대한)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 나와 남을 객관적으로 느끼고 바로 볼 수 있기를 바라는 한 수행자의 혜안이 엿보인다. 세토우치 자쿠조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있어도 염의를 걸친 수행자의 자비심과 고뇌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다.

정운 스님은 서해안의 끝자락 보령에서 청소년 포교에 남다른 열정을 지피며 살고 있는 스님이다. 석남사에 입산 출가, 충남 보령시에 포교당 세원사를 세우고 청소년상담실과 청소년자원봉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비구니스님 작가로는 드물게 각종 매체에 꾸준히 시와 수필을 발표해오고 있다. 지금까지 한권의 수필집과 세권의 시집을 냈다.

정운 스님은 왜 글을 쓰냐는 질문에 “수행과 포교생활 속에서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 잊지 말아야 할 일들을 수필이나 시로 갈무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모든 것을 버려야하는 수행자가 뭐 그리도 써서 남겨 놓을 일이 많겠느냐고? 스님에게 있어서 시와 수필을 다듬는 일은 스님이 지금 서 있는 자리를 냉정히 반추해보는 기회라고 한다.

포교활동에 맹렬히 임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세상과 부대끼게 된다. 일일이 신경 쓸 것도 많고 정말 바쁘게 지낸다. 그 속에서 늘 내가 수행자임을 잊지 않는데에, 글을 쓰는 행위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즉 스님의 시와 수필은 수행자로서 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일원으로 세상과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보다 적극적으로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정토를 함께 일구어 나가겠다는 의지의 산물인 것이다.
스님의 새 수필집과 시집에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가까운 이웃들과 펼치는 정겨운 이야기,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불자들이 대거 등장, 읽는 잔재미가 있다. 불광출판사.


김민경 기자
mkkl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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