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철학·종교학적 관점 아래 분석도
불자들이 모르고 지나가기엔 너무 아까운, 꼭 읽어두어야 할 책들을 다시금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추천도 받습니다. 적극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편집자〉
연재에 들어가면서 그 첫 번째 책을 선정하는 일이 몹시 어려웠다. 일단신문사의 서고부터 뒤졌다. 마침내 눈길이 딱 멈춘 책. 《선학의 황금시대》(오경웅 지음, 이남영 옮김 / 천지/ 1997).
법보신문 기자들과 남다른 인연을 지닌 책이다. 신문사 창간 초기부터 법보신문 기자들의 필독서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보신문사에 채용된 수습기자들은 누구든 이 책을 꼼꼼히 읽은 후 장문의 독후감을 제출해야한다. 선(禪)의 세계를 모르고 한국불교에 접근하지 말라는 의도에서 비롯된 전통이다.
《선학의 황금시대》는 손에 드는 순간 선의 세계에 `푹 잠기게' 하는 책들 중에서도 가장 앞머리에 서는 책이다. 불교계는 물론 가톨릭 등 타종교계에서조차 독서 후 토론하는 주요 교재로 채택되어 있다. 고명한 교수에서부터 주부불자들까지도 정기적으로 모이는 독서클럽을 통해 이 책을 읽는다고 한다.
《선학의 황금시대》에는 불교의 참선 수행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공안(公案)이나 화두의 내밀한 의미가 믿을 수없으리만치 명쾌하게 해명되어 있다. 뜬구름 인 줄로만 여겨졌던 화두를 냉큼 손 안에 쥐어준다고나 할까. 아무튼 책에 수록된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이를 놀라게 하고 또 기쁘게 한다. 아! 참선수행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구나 하고 말이다. 누구도 (자신감 있게) 설명해주지 않았던 사항을 산뜻하게 정리하여 풀어썼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이 지니고 있는 미덕이다. 게다가 지은이 오경웅은 선학의 본질과 깨달음 및 견성 같은 문제를 비교철학적, 비교종교학적 관점에서 분석·비교·설명하여 내용의 이해에 흥미를 더 하도록 유도했다. 그의 개성 넘치는 선 사상의 천명은 선불교에 대한 일반 지식인의 갈구(渴求)를 충족시키고도 남음이 있다. 원제는 The Golden Age of Zen이며 류시화씨의 번역으로 1986년 경서원에서도 출판됐다.
김민경 기자
mkkl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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