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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주 수행 김건희주(인수, 50) - 하

기자명 법보

질투·시기가 무력증 만들어내
대비주 지송하며 내려놓음으로
과거 참회하고 새롭게 거듭나

인수, 50

수행을 시작하고 힘들었던 것은 잠이다. 쏟아지는 잠이 대비주 수행을 방해했다. 수행 전에는 몸이 아파 누워지내니 그랬다지만 몸이 회복되고 나서도 야속하리만큼 잠이 쏟아졌다. 마음은 대비주 한 독이라도 더 하고 싶은데 잠이 나를 계속 재웠다. 또 다른 하나는 무력감이었다. 몸이 아프니 세상살이와 사람들이 싫어지고 만사가 귀찮아졌다. 그룹상담을 받았는데 ‘무력증’이라고 했다. 

대비주 수행을 하며 무력감의 원인을 알게됐다. 직장생활 당시 주변에 일을 잘하거나 승진하는 사람들을 보면 겉으로는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속마음엔 그 사람의 단점만 곱씹으며 내가 더 잘 할 수 있다는 시기와 질투심이 있었다. 그들보다 더 잘하고 인정받고 싶은데 그럴수록 조직에서 점점 도태되고 외톨이가 됐다. 경쟁에서 조금이라도 밀리면 화가 치밀어 오르고 짜증났다. 사람들과 멀어지고 마음의 문을 닫으며 삶의 의욕을 잃어갔던 것이다. 

이 증상들은 대비주 수행을 하며 차츰 옅어졌다. 먼저 무기력증부터 사라져 몸이 힘들어도 수행이 재미있고 법회가 기다려질 정도였다. 잠도 억지로 이기려고 하지 않고 건강회복에 필요한 것으로 받아들이니 수행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수행 2년차에 독송수가 7만 독을 넘어가며 아픈 징후들이 사라졌다. 운동도 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도 즐겁게 느껴졌다. 맑은 가을하늘처럼 일상에 활력이 넘쳤다. 변화를 남편과 아이들뿐만 아니라 시댁과 친정 식구들도 느꼈다. 그들은 지금까지도 나의 대비주 수행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든든한 지지자들이다. 

대비주 수행 중에 두 아들의 대학입시와 군복무, 취업문제가 저절로 풀리기도 했다. 한번은 군복무 중이던 장남이 여가 활동으로 뮤지컬을 하게 됐다. 당시 외부에서 오신 지도 교수님이 아이를 한참 보더니 “넌 참 귀한 아이다. 누가 너를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는 분이 계시다. 그 덕에 네가 힘들어도 잘 버틸 수 있다”고 말씀 하시더란다. 장남은 깜짝 놀라 엄마가 대비주 기도를 하신다고 했고 그 일이 큰 힘이 돼 군생활을 잘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맑고 밝은 분들은 기도공덕이 보이는 모양이다. 

그동안 절에 다니며 기도해도 해결되지 않던 것들이 어떻게 해결되고 변화할 수 있었을까? 이것을 생각하면 대비주 수행을 만난 것이 크나큰 가피요 축복임을 깨닫는다. 외부 신도가 ‘7일7야 자성불수행’에 동참한 것 자체가 부처님 가피인데 어떻게 내가 주인공이 되었을까 생각해본다.

2017년 정초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으로 성지순례를 갔다. 정초기도와 봉사를 함께한 도반들이 회향하는 뜻에서 마련한 순례였다. 그 무렵 허리디스크가 심해져서 순례에 갈 힘이 없었다. 그때 나를 끌어주신 아주 귀한 도반이 있다. “아프니까 이 기도를 꼭 가야한다”고 단호하고 간곡하게 내게 권유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가녀린 체구로 순례 내내 나를 이끌어주셨다. 석굴암 부처님께 절을 하는데 눈물이 쏟아졌다.  

“부처님. 허리가 너무 아파서 절을 할 수 없습니다. 앉아서 염불로 기도하는 곳에 인연이 닿기를 발원합니다. 부디 부처님 법을 공부할 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엎드린 채 거듭 빌었다. 부처님께서 이날의 간절한 발원을 들어주셨다. 지금도 수행을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수행하면서 스님의 가르침을 점점 더 삶에 일치시킨다.

“어려움을 겪을 때는 공부에 집중하라는 신호다.”

그토록 아프고 힘들었던 상황들이 오히려 부처님 공부의 끈을 부여잡게 했다. 나를 수행과 마음공부의 인연으로 이끌어 주었다. 미워했던 인연들도 오히려 나를 공부시켰으니 진심으로 참회하고 감사드린다. 나는 지금껏 모르던 세상에 다시 태어났다.

몸도 마음도 현실의 일들도 해결되고 나니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더 공부할 때’라고 정하고 수행과 작복에 매진하고 있다. 과거 조급하게 결정하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옹졸하게 시기질투하며 쌓아온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 되면 저절로 자리이타행을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삶에 지치고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부처님 법을 만나 공부하기를 간절히 발원한다.

 

[1576호 / 2021년 3월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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