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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중독됐다

기자명 황산 스님
  • 세심청심
  • 입력 2021.03.22 15:11
  • 수정 2021.03.22 15:12
  • 호수 1578
  • 댓글 0

문명 발달에 유해물질도 증가
몸에 좋고 나쁜지 알아야 건강
마음에 영향 주는 독소도 다수
독소 다스리려면 이해가 우선

요즘 자주 쓰이는 디톡스(detox)는 해독을 뜻하는 말로 신체에 독소를 빼는 제독요법이라 할 수 있다. 유해물질이 몸 안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이미 쌓여있는 독소를 오장육부나 피부, 운기 등으로 배출하는 방법을 말한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는 몸에 이로운 일을 하는 것과 둘째는 몸에 해로운 일을 하지 않는 것이다. 디톡스는 몸에 해로운 일을 다루는 분야다. 열 가지 이로운 것도 좋지만 한 가지 나쁜 일을 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기도 하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독소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먹는 것은 농약, 성장촉진제, 비료, 방사능물질, 중금속, 트랜스지방 등에 오염돼 있고, 환경호르몬이나 미세먼지 등이 피부와 호흡기로 신체에 침투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 중에 독소의 양이 치명적인 음식이 부지기수인데도 아무런 경계심 없이 먹고 있다. 독소에 대한 경계심이 없으니 결국 성인병이나 치매 등에 걸려 고생하게 된다. 독소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있다면 독이 든 음식과 물질을 조심하게 되고 이미 섭취한 독소는 배출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몸은 건강하게 될 수 있다.

디톡스는 마음과도 관련이 있다. 마음은 몸의 일부이고 몸은 마음의 일부라고 할 만큼 몸과 마음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몸에 독소의 양이 많으면 마음도 괴롭게 되고, 마음이 뒤틀려 있으면 몸 안에 독소도 많아진다. 건강은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모두 좋아야 이룰 수 있다. 몸과 마찬가지로 마음에 해로운 것이 무엇인 줄 알아야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독소를 차단할 수 있고, 이미 들어온 독소를 배출할 수 있다.

마음에 영향을 주는 독소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째는 식욕이다. 생명유지를 위한 근본 욕구지만 조절하지 못하면 정신을 흐릿하게 한다. 또 시기질투, 분노, 오해와 갈등의 원인이 된다. 먹는 것을 그저 몸을 유지하는 약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식욕에 의한 고통은 계속될 것이다.

두 번째 독소는 성욕이다. 성욕은 상대에게 호감을 갖게 하는 중요한 근본욕구다. 없어서는 안되지만 이또한 중독되면 정신이 흐려지고, 서 로간 오해·갈등·분노·원망·시기·질투 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세 번째는 인정받고자 하는 명예욕이다. 근본욕구들은 삶에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면 고통을 불러온다. 음식을 적당히 먹으면 약이 되고 많이 먹으면 독이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누군가에게 적절히 인정받고 사랑받으면 건강하고 행복해지지만 결핍이나 과도하면 독이 된다. 명예욕은 자존심과 깊은 관계가 있다. 인정받아 이름을 떨치면 다른 욕구들도 저절로 충족되기에 중독되기 쉽다. 억지로라도 인정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쟁취하기도 하며, 자기 생각에 빠져 남을 괴롭히기까지 한다.

네 번째는 소유욕이다. 현재의 자본주의는 물질주의와 황금만능주의가 결합돼 있어서 소유욕은 모든 욕망을 대표하기도 하고 다른 욕망들을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식욕, 성욕, 명예, 수면 등은 재물을 많이 소유하면 할수록 쉽게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소유욕만 채워지면 모든 욕망들이 이뤄지게 되니 소유욕은 가장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마치 탄수화물과 같아서 우리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그 에너지에 대한 욕망 때문에 탄수화물에 중독돼 성인병을 얻게 되듯 소유욕은 당장 기분을 좋게 하지만 중독현상에 빠져들어 나와 남의 인생을 망치게 된다.

황산 스님

신체에 해로운 독소에 대해 알면 알수록 몸을 지켜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마음에 해로운 독소도 충분히 알아차려야 그 독소를 다룰 수 있게 된다.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578호 / 2021년 3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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