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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유튜브는 진짜 돈이 될까?

기자명 자현 스님

구독자 6만명 돼도 ‘큰 돈’ 안된다

유튜브서 종교콘텐츠 수익은
‘아이돌’ 성공 만큼 힘든 과정
영상 제작·편집 비용도 상당
‘포교 신념’ 확실해야  버텨내

나는 지금까지 책을 한 50권 정도 출판했다. 이 중 절반은 다른 분과 함께 한 것이고, 절반 정도가 단독 저술이다. 이렇다 보니 종종 “인세가 짭짤하시겠어요”라는 말을 듣곤 한다. 이때 드는 생각은 ‘저분은 참 책도 안 읽고, 책을 내본 적도 없는 분인가 보다’이다.

치킨 한 마리 값도 안 되는 책의 인세라고 해봐야 7∼10%가 고작이다. 그럼 책을 치킨만큼 소비하느냐? 이러면 진짜 대박이겠지만, 실상은 1달에 1권 살까 말까 한 정도가 전부 아닌가!

특히 불교 쪽은 더 안 좋다. 신도분들은 대부분 어른에 노안이시라, 독서 연령대를 지나 있다. 근데 스님들은 또 좀처럼 책을 사지 않는다. 때문에 불교계 독자층은 거의 붕괴 수준이다. 해서 책 판매를 늘리는 방법으로 불교서가 아닌 인문서로 둔갑시키는 일도 있다. 물론 인문서도 처참하기는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불교보다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불교 서적의 대다수는 1년에 1000권도 안 팔린다. 아니 절판될 때까지 1000권도 안 팔리고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불교계 책 판매로는 나 이상도 거의 없는데, 나도 절판 때까지 4000∼1만권을 파는 정도가 고작이다. 그러면 400만원∼1000만원 정도 남는가? 계산상으로는 그렇다.

그러나 여기에는 신간이 출판되면, 주위 분들에게 돌려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걸 전부 작가가 사서 준다. 해서 나는 ‘책은 (명함) 1통짜리 명함’이라고 말하곤 한다. 이런 식으로 나가는 게 수백 권에, 어른들에게는 직접 갖다 드려야 한다. 책을 내서 이 비용만 빠져도 적자는 안 보는 경우라 다행이라고 하겠다. 즉 저자 중 절대다수는 적자라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왜 책을 내는가? 그건 전적으로 ‘자기만족’과 ‘포교’라는 생각 때문이다.

요즘 유튜브를 하다 보니, “유튜브가 돈을 많이 번다는데 수익이 괜찮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다. 그럼 나는 “이게 아이돌이 돈 버는 것과 같아요”라고 답해준다. BTS나 블랙핑크는 1년에 수백 억원 아니 그 이상도 벌 것이다. 그러나 절대다수의 아이돌들은 최저 생계비 이하로 생활한다. 또 연습생만 10년 정도 하다가 데뷔도 못 하고 끝나는 경우도 부지기수 아닌가!

작은 공장 하는 분에게 “삼성이나 애플은 1년에 수십조원에서 100조원을 넘게 벌던데, 당신은 어떻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떨까? 종교 유튜브로 돈 버냐는 질문이, 딱 이 정도 수준이다.

불교를 떠나서, 종교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먼지에 불과하다. 전 종교를 통틀어 구독자 10만명 이상이면 레전드급이라고 할 수 있다. 불교계에서 최고급인 나도 구독자 6만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정도로는 당연히 큰 수익이 안 된다. 해서 유튜브에는 ‘직장 때려치우고 유튜브 하지 말라’는 충언이 있는 것이다.

여기에 어느 정도 이상 되는 영상을 직접 제작하기 위해서는 편집비 부담이 상당하다. 이런 문제로 인해, 불교 콘텐츠들은 대다수 ‘촌빨’만 날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껍질인 ‘섬네일’부터 촌스러운 건 덤의 미덕이다.

유튜브를 하는 사람 역시 책을 내는 사람처럼, 자기만족과 포교신념이라는 둘 중 하나를 가져야만 한다.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전시회를 열고 무명의 시인이 시집을 내는 것처럼, 자기만족에 투철하면 구독자 수와 관계없이 이미 성공한 것이다.

그리고 포교를 위해서 이 길을 선택한다면, 거기에는 신념의 버팀목이 있지 않은가! 이 두 경우가 아니라면 진짜 쉽지 않은 게, 이 바닥이다.

나는 궁극적으로 불교와 관련된 모든 교육 영상을 ‘떠먹여 주는 불교’라는 컨셉으로, 인간이면 누구나 이해하는 쉬운 방법으로 제작해 보려고 한다. 그러나 이건 3∼4명이 꼬박 달라 붙여야 하는 고난도의 일이다.

탄허 스님께서는 1966년에 “법당 100채를 짓는 것보다 스님들 공부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명법문을 하셨다. 오늘날 이 말은 이제 불교 유튜브에 적합한 말이 아닐까? 그러나 그때도 그랬듯, 한국불교는 그저 법당만 짓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지어진 법당에는 이제 채울 사람이 없다.

자현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kumarajiva@hanmail.net

[1578호 / 2021년 3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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