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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환경!

기자명 유정길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작년은 성수대교의 붕괴를 비롯하여 필자의 기억력으로도 모두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고로 얼룩진 해였다. 당시 성수대교 붕괴사건이 전국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것은 38명의 인명을 앗아간 것 뿐아니라, 그동안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사건의 발생으로 인한 당혹감 때문이었다.

필자는 당시 꽃같은 나이로 졸지에 죽음을 당한 어린 여학생들을 가슴에이는 안타까움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나 건설업자들이나 정부 당국은 이 사고를 통해 과연 얼마나 반성을 했을까? 그러나 불행히도 크게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

이번 대구에서 100여명의 인명이 아침 출근길, 등교길에 또 가스폭발사고를 당했다. 지난 성수대교도 그랬지만 왜 하필이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시간에 그러한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할까? 옛날 가뭄이 들면 통치자가 부덕의 소치라고하여 참회하고 정성스레 기우제를 지냈다고 한다.

홍수나, 가뭄, 기근 등 자연의 재앙은 군주의 폭정이나 사람들의 잘못된 민심 때문에 발생한다고 믿었다. 어쩌면 작년에 수많은 재난과 여름의 기상이변 수준의 폭염, 이번 겨울의 유래없는 가뭄과 대구가스폭발 등, 정치와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나 사람들의 잘못된 가치와 욕구 등 사회의 모든 문제가 자연재앙을 야기시킨 원인이 된 것이 아닐까? 과학적으로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필자는 직관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믿는 사람중의 하나이다.

어쨌든 현재 세계화를 주창하고,2050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50여 기나 짓는다고 했고, 북한에 한국형 경수로를 짓겠다고 하는 한국의 건설수준과 정부의 감독 수준은 이정도였다. 북한이 안전성문제로 한국형경수로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뭐라고 변명할 수 있을까? 과학기술처와 공보처에서는 지난해 말, 모든 TV의 광고와 주간잡지 약 5면에 걸쳐 수개월 동안 광고를 했다. "원자력폐기물 관리시설, 지난 30여년 동안 안전했습니다. 선진국의 경험에 의해 입증된 사실입니다. 원자력폐기물 관리시설의 건설, 이제는 더이상 늦출수 없습니다"라고…

그러나 정말 그럴까? 굴업도 핵폐기물처리장을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완강한 저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는 나라며 국립공원 가야산에 골프장까지 허가해 주는 나라다. 그리고 지방자치가 실시되면 입법자체가 어려워질까봐 자연공원법을 개정하여 국립공원지역을 개발하려고 하는 나라이며, 아산만과 부산광역시의 개발계획을 작년 9월에 고시하고 12월에 졸속으로 확정했던 나라다.

과연 우리나라가 안전한 나라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과연 이 정도의 수준으로 세계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의 수준은 만만한가?

과정보다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이런 사고는 70년대 이후 속도중심적 성장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기업은 항상 문제가 생기기 전에는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것도 안전하지 않았다. 환경이 파괴된 것도 바로 똑같은 이유이다.

꼼꼼하게 생태계의 조사나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고 당장의 돈벌이만을 위해 자연을 훼손한 기업이나 정부, 개인들이 바로 대구가스를 폭발하도록 한 사람이며 성수대교를 붕괴하도록 만든 사람이다.


유정길<한국불교환경교육원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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