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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회가 이래서야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한국불교의 대표종단인 조계종의 종회가 겉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회기도 마치지 않고 유야무야로 끝나는 일이 관례가 되어 종도들의 심한 질책과 지탄을 받고 있다.

새삼 물을 것도 없이 종회의 기능은 종단에 필요한 법률의 제정과 개^폐등 입법활동을 비롯해서 종단행정의 감독, 그리고 종단의 제반 불사를 합리적이고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매번 열린 종회는 충분히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뿐 아니라 회의를 하는 둥 마는둥 하다가 회기도 제대로 채우지 못한 채 도중에서 유회하기 일쑤여서 종단의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그 원인이 종회의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니고 종회 밖에서 작용하는힘 때문이라는 지적이 유력하고, 이 외부의 힘 때문에 안건 토의마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회의 기능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있다는 관측이 종단 내에 팽배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서 종회 안에서까지 종회무용론이 대두하는 등,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종단의 지도층은 직시해야 할 것이다.

지난 9월4일 개회한 제1백28회 임시종회도 예외는 아니어서 정족수 81명의 종회의원중 49명이 참석하여 겨우 성원을 이루어 개회할 수 있었던 점이나 17개의 안건 중 ‘종정감사특별위원회구성'등 겨우 4개의 안건을 심의의결하였을 뿐, 13개 안건은 토의조차 하지 못하고 종회가 문을 닫은 것이종회에 대한 우려를 깊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토의조차 하지 못한 13개의 안건중에는 11대종회가 출범한 이후, 매 회기마다 단골로 상정되는 안건이 많아서 종회가 직무를 포기하고 있다는 지탄을 면할 길이 없다. 특히 종단의 골격이 되는 종헌의 제^개정이나 ‘중앙종회운영규칙'의 제정 등이 안건으로 채택된 이상은 그 처리가 빠를수록 종단의 초석을 공고히 하고 종단발전에 속도를 더 할 것임에도 그러한 안건이 매번 토의조차 없이 다음 회기로 미루어지는 것은 종회의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와 함께 불신까지도 조장하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회문제 불교특별위원회' 구성의 건과 ‘보리수마을 지원요청 및활성화지원방안'의 건은 그 사안이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에 관한 것이므로하루라도 늦추어서는 안되는 사안인 것이다. 다종교사회인 우리 나라에서종교간에 대사회적 활동의 경쟁이 치열한 오늘, 불교의 대사회적 역할을 활성화하고 선도하는 제도와 방안이 늦어질수록 불교가 설 땅이 좁아진다는 사실을 통감해야 한다.

조계종 종회는 가장 민주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한국불교의 전통적인 대중공사제도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조계종 종회이기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그 점에서 조계종 종회는 긍지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외부의 힘에 의해서 종회가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면 그 긍지는명분을 잃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한국불교의 전통교단이며 대표 교단으로서 불교의 견인차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종도들은 종회가 외부의 힘에 굴하지 않고 제 임무를 다하기를 바라며 종회 밖의 세력 또한 종회로 하여금기능을 다하도록 협조할 것을 바라고 있다. 종회는 정치인들이 힘을 겨루는국회와 달리 불교의 기틀을 다하는 기관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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