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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창구 단일화 왜 필요한가

기자명 이창윤
  • 교계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불교계 차원 실질 성과 도출 어려워"

남북교류 주도권 상실…정치적 이용당할 수도
필요성엔 공감…"조계종 각 단체 기득권 인정해야"

남북불교계 간의 교류·지원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루기 위해 대북창구가 일원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불교계 내 대북 교류·지원 사업은 조계종, 진각종, 평화통일불교협회,민족화합불교추진위원회, 우리민족서로돕기불교운동본부 등을 통해 개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 이제까지 지원은 지원대로 하면서 불교계 차원의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도 대북창구가 일원화되지 못한데 원인이 있다.

이번 베이징 회담도 마찬가지. 조불련은 조계종과 진각종, 평불협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여 따로 만났다. 회담 성과도 각 단체별 성과에 머물렀다. 이같은 상황은 '남한 내 어떤 단체와도 만날 수 있다'는 조불련의 기본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남한 불교계 내에서 창구가 일원화되지 않은 탓이 더 크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창구를 단일화하지 못하면 불교계는 남북교류에서주도권을 잡지 못한다. 또 정치적 성향을 내포하고 있는 북한종교계의 속성상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도 있다.

개신교와 천주교는 대북 교류·지원사업을 하는 단체가 여럿 있지만 이런 사정을 감안해 창구를 이미 일원화했다. 개신교의 경우는 KNCC가, 천주교의 경우는 주교회의 산하 북한선교위원회가 대표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종교는 창구일원화를 통해 북한 종교계 내 영향력 증대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조선종교인협의회의 위원장이 조선천주교협회 장재철 위원장인 것도 이같은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북한 종교계 내 영향력 증대는 곧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포교(선교)를 선점했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교류·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불교계 각 단체들도 대체로 창구 일원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 이같은 공감 아래 교계 각 단체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산하 남북교류협력위원회로 대북 창구를 일원화하자는 데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문제는 위원회가 기능 마비 사태에 빠졌다는 점이다. 조계종이 대북 교류·지원사업을 독점하려 들기 때문.

실제로 이번 베이징 회담에서 조계종은 신계사 복원에 대한 남한 내 주체나 남북불교교류 주도권을 조불련으로부터 확인받는 데 치중한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조계종의 위임을 받아 참석한 불추위가 마치 조계종만이 불교계 대표인 것처럼 회담에 임한 것에 대해서도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런 조계종의 태도를 두고 각 단체는 과연 조계종이 창구를 일원화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진각종의 지현 정사는 "종단협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일을 조계종에서결론을 내 버린다"며 "조계종이 주도권을 쥐더라도 다른 종단이나 단체의 기득권을 인정하고 포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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