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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연 기자의 비판적 책 읽기 - "다석 사상으로 본 불교 금강경"

기자명 법보신문
  • 불서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믿음’과 ‘수행’ 혼동 말아야

‘불상’ 조성은 수행과 신행의 방편 기독교 교리와 단순 비교는 ‘위험’


다석 류영모 선생은 기독교 신자였지만 그의 학문적 세계는 불교와 노장, 공맹의 사상을 두루 섬렵하고 있었다. 1981년 타계할 때까지 그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종교 사상가로 손꼽혀 왔다. 그러한 다석의 제자이자 현재 성천 문화재단의 다석사상 연구위원인 박영호 씨가 스승의 사상 체계를 빌어 [금강경] 해독에 나섰다. [금강경]과 [성경] [도덕경] 등을 서로 비교함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과 예수의 가르침이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결론을 끌어내고 있다. 그러나 종종 기독교가 제3의 절대자에 대한 믿음 위에 성립된 종교인데 반해 불교는 부처님을 통해 설파된 가르침을 수행하는 종교라는 근본적 차이를 간과하고 있는 듯한 안타까움을 준다.

‘… 석가 붓다의 몸나(모습)가 여래가 아니고 석가 붓다의 마음속에 온 얼나(뜻)가 여래이기에 불상이 여래일 리가 없다. 여래는 내 맘속에 계신다. 저 수많은 불상은 그저 2천5백 년 전에 오신 석가 붓다를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정성을 드려 만든 예술품인 것이다. 그런데 제 맘속에 계시는 참 여래는 두고서 그 껍질(몸나)의 모형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 매달려서야 되겠는가…’저자는 성경의 한 구절인 ‘하느님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라는 대목에 비추어 이 같은 해설을 내리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간과하고 있는 점은 저자 자신도 쓰고 있듯 ‘정성을 드려 만든다’는 점이다. 그 정성은 단지 기술과 기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믿음’을 기반으로 하는 종교에 있어 특정한 형상에 대한 숭배는 신앙의 걸림돌이 되고 자칫 사도로 빠지는 오류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수행을 기반으로 하는 종교에서 형상은 그 자체로 신행의 과정이 되고 하나의 방편으로 삼을 수 있음이다.

불교와 기독교가 그 가르침에 있어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음은 종교가 결국 인간의 살아가는 방편에 대한 제시라는 점에서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교종교학이라는 전제하에 두 종교를 비교할 때는 좀더 신중한 언어의 선택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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