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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정견 정어를 다짐하며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신행의 등불'을 자처하며 지난 88년 5월 16일 창간호를 낸 본지가 올해로 창간 11주년을 맞았다. 본지는 그동안 매주 불교계의 주요뉴스를 비롯해 교육, 포교, 신행, 청소년, 가정, 문화재, 환경 등 다양한 지면구성과 기획기사로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특히 교계 최초의 한글 전용과 전면 가로짜기 편집은 독자들에게 '젊은 신문'의 이미지를 강력하게 각인하며 정상의 매체로 우뚝 서게 했다.

현재 불교계에는 10여종에 이르는 주간신문이 간행되고 있지만 여론 형성과 영향력, 열독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본지가 압도적이라고 감히 자부한다.

본지가 이러한 평가를 받기까지에는 창간 이래 견지해온 '정견(正見)과 정어(正語)'의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바르게 보고 바르게 말해야 한다'는 정견과 정어는 팔정도의 수행덕목이자 본지의 편집정신이다.

불교언론의 역할과 사명은 이 정견과 정어의 가르침에 얼마나 충실하느냐에 의해 성패가 결정된다고 할 때 이 원칙은 어떤 경우이든 훼절할 수 없는 가치다. 창간때부터 지켜온 이러한 편집정신은 본지의 보도와 논평의 방향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그동안 본지가 내보낸 '한국불교 무엇을 극복할 것인가'를 비롯한 각종 불교개혁 리포트, 92년 군법당 훼불사건 특종보도를 비롯한 교권 수호를 위한 취재기사, 임시휴간의 아픔을 겪으며 벌였던 94년종단개혁 관련 보도 등은 아직도 독자의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본지가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편집정신을 지키며 불교계에 꼭 필요한 신문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먼저 지적돼야 할 것은 자본의 영세성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본지를 비롯한 교계신문은 그 중요성에 비추어 한결같이 만성적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신문사의 수입원천은 구독료와 광고수입에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사찰과 단체, 불자들의 신문 구독율이 미미한 수준이다. 이는 교계신문사의 영업활동을 탓하기 이전에 매체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구조적 문제와 관계가 있다. 좋은 신문 한 장이 불교의 현실과 미래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한다면 불교계가 어떻게든 교계신문을 지원하고 육성하려는 노력이 시급하다.


또 한가지는 보다 전문적이고 수준 높은 신문제작을 위한 전문인력 확보와 교육 문제다. 좋은 신문은 결국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력에 의해 제작된다. 그러나 교계신문은 전문적이고 능력 있는 일꾼이 평생을 걸고 일할 만한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홍포하고 불교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신문제작에 뛰어들었던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자기개발을 못하고, 심하면 중도하차 하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이는 '사람'을 기르지 않는 불교계 전반의 풍조와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대한 반성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이 없이는 교계 언론의 미래는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 불교 언론에 대한 불교계의 태도도 문제 가운데 하나다. 대체로 불교종단이나 단체들은 신문을 홍보의 도구로만 여기고 비평적 기능에 대해서는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기사나 논평이 불리하면 무조건 언짢아 한다. 신문을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고 이용하려고 하면 할수록 독선과 오류가 생길 소지가 많아진다. 교단이나 단체는 이 점에 관한 일대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문제는 결국 본지를 비롯한 교계 언론이 어떤 자세로 신문제작에 임하는가 하는 문제에 귀결된다. 냉정하게 말하면 앞에서 지적한 몇 가지 문제는 본지가 아직도 더 좋은 신문을 제작하지 못한 것에 가장 기본적인 원인이 있다.

따라서 본지는 11살의 나이테를 더하면서 오직 좋은 신문을 제작하는 데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밖에 할 것이 없다. 만약 본지가 언론의 권력화를 지향하거나 정견과 정어의 편집정신을 상실하려 한다면 독자들께서는 가차 없는 질책을 해주기 바란다.

아울러 본지가 불교언론으로의 정도를 걷는다면 아낌없는 성원과 격려를 해주었으면 한다. 이것만이 불교와 불교 언론이 발전하는 길이다.

그동안 끊임없이 본지를 애독하고 성원해주신 독자 앞에 〈법보신문〉은 창간 11주년을 맞아 거듭 '정견 정어의 편집정신'을 확인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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