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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 일깨우는 燈을 밝히자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석가모니 부처집디 더버지 마야부인의 몸을 빌어 이 세상에 오셨다 가신지 2543년이 되었다. 참으로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부처님은 영원히 우리 곁에 계신다. 부처님은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만고불변의 진리요 등불이기 때문이다. 어제도 오늘도 부처님은 우리의 마음과 온 세상을 밝히고 있다. 내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면 부처님은 도대체 어떤 분이며 무엇을 하셨기에 동서고금의 스승으로서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감동과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바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큰 뜻에서 발견될 수 있다. 탄생게에 "하늘 위나 하늘 아래에서 오직 내가 가장 존귀하니, 이 세계의 모든 고통을 내가 마땅히 평안하게하리라"(天上天下 唯我獨尊 三界皆苦 吾當安之)라고 하였다.

우선 인간의 성품인 '참나'를 알리기 위해 오셨고, 고통 속의 세계와 중생을 건지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올해의 부처님 오신날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뜻이 깊고 새롭다. 지난해에 발생했던 종단 사태로 우리 불자들은 많은 상처를 입었다. 국제적 경제위기와 구제금융의 한파로 극심한 고통을 당하던 국민들의 가슴에 아픔을 더욱 가중시켰었다. 그러나 이제 대립과 갈등의 고통은 서서히 사라지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화합의 길로 사부대중이 힘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한국최대의 종단인 조계종의 지도부가 여법하게 출범하고 한국불교의 최고어른이신 종정을 모셨다. 특히 혜암종정은 출가 후 하루 한끼 공양과 장좌불와의 참선으로 용맹정진해 오신 청정한 수행자로서, 모든 종도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는 큰 스님이시다. 우리 불교는 이제 안정과 화합 속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면 지금 여기서 부처님 오신 뜻을 우리가 살고 있는 역사와 사회 속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의 문제를 생각해보자. 우선 불교의 성스러움과 청정성을 해치는 지나친 '세속화'를 경계해야 한다. 자체 개혁의 진통을 이겨 내면서 불교계의 내적 민주화와 외적 자주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 불교가 전통종교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 내지 못한 자기 반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불교가 이 땅에 들어와서 정신적지주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워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늘 한국불교는 부처님의 정법을 이 사회와 역사 속에 구현하는데 미진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중생의 아픔을 함께 하면서 보다 적극적인 실천을 보여야 한다.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중생들은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건국 50년 만에 평화적 정권교체의 꿈을 이루었으나 여전히 정치인들은 당리당략에 얽매어 여야의 대립은 멈출 날이 없다.'돈'과 관련된 부정부패가 만연되고, 사회경제적 모순들이 여기저기 터져 나오고 있다. 엄청난 부조리와 불평등 앞에 우리가 서있는 것이다.

무절제하고 무모한 개발은 환경을 파괴시켜 자신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위험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정보과학 기술문명이 고도로 발전하여 인간이기계의 노예가 되는 모순을 일으키고 있다. 인간성을 상실하고, 내면적인자유를 잃고, 방황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지구촌 곳곳은 전쟁의 공포 속에서 고난을 겪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같은 민족이 남과 북으로 갈라져왔다. 이제 우리 불교는 이러한 모든 대립과 갈등을 없애고 민족과 사회의 고통을 이겨내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부처님은 모든 괴로움과 아픔에서 해방되는 길을 '자비의 실천'으로 가르쳐 주셨다. 자비의 정신은 곧보살의 정신이다. 기본적인 인간의 고통을 해결해 주는 불사가 시급하다. 불교병원이나 각종 복지시설을 건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당을 크게 짓고탑과 불상을 크게 세워 기도와 정진을 통한 인간의 정신적 기쁨을 얻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육체적으로 생로병사의 고통을 겪고 있는 중생을 구제하는 불사는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이제 우리 모두 믿음과 사랑이 넘치는 보살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정신혁명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더불어 함께 사는 공존공생의 공동체 건설에 앞장서자. 오늘 성스러운 부처님 오신날에 우리 모두 실천을 위한 큰 원력과 서원을 세워야 한다. 사부대중은 모두 수행과 교육을 통해 선근과 공덕을 열심히 쌓아야 한다. 통일정토와 복지사회가 이땅에 하루속히 건설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여 등을 밝히자.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온누리에 비추어 맑고 향기로운 세상이 되도록 간절한 기도를 올린다. 우리의 본래 마음을 찾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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