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표정을 한 동승들이 절 마당에 뛰놀고, 주요거리에는 연등이 만개했습니다. 시청 앞에 세워진 봉축탑이 한껏 부처님오신날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종로거리에서 펼쳐지는 연등축제는 어느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거리축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도심에서 심산유곡의 암자에 이르기까지 부처님 탄생을 기리는 행사에 분주하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오신 뜻과 의미를 찬탄하고 기리는 행사도 적지 않습니다. 각종 주제의 세미나와 토론회 포럼 등 학술행사와 음악공연 및 미술전시 행사가 봇물처럼 펼쳐지고 있습니다. 가히 불교축제의 계절이라 할만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일부 불교학자들은 크게 ‘신(神)의 굴레로부터, 무지(無知)로부터, 계급 등 구조적 억압들로부터 모든 중생을 해방하고자 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란 탄생선언에도 잘 나타나 있는 것처럼 부처님께서는 중생 각자가 스스로 가장 존귀한 존재이며 모두가 부처임을 깨우쳐 주신 것이지요. 복덕을 짓는 가장 수승한 방법 역시 생명을 살리고, 위하는 것과 직결돼 있음을 보면 인권, 생명에 대한 부처님의 간절한 생각과 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모두가 들떠 있는 이 시각, 문득 시시각각 밀려오는 죽음의 그림자에 드리워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 불자와 그의 가족, 또 그를 부처님처럼 따랐던 불자들을 생각해 봅니다. 이미 본 칼럼과 기사를 통해 소개한 바 있는 이동성 법사가 아직도 서울 강남의 서울중앙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것입니다.
본지의 기사를 읽은 불자님들이 정성을 모아 5000만원이라는 놀라운 액수의 성금을 전달했지만, 병세는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습니다. 망연자실한 그들에겐 이제 천문학적으로 늘어가는 병원비의 부담조차 무감각해진 듯합니다. 고맙게도 이 법사는 많은 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꼭 일어나야 한다는 의지를 놓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으며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 그리고 이동성 법사와 같은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불사인지를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우리 불교계가 그를 잊지만 않는다면 그는 분명히 떨치고 일어나 예전보다 더 큰 사자후를 토해낼 것이라 믿습니다. 이 법사의 연락처와 계좌를 다시 한번 알려드립니다
011-9841-3023, 국민403-21-0931-745(예금주 최경환)
이학종 기자
urubell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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