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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배 교수 특별 강연(지상중계)

기자명 김형규

"모순과 갈등 피하지 말고 이해해야"

박성배 동국대 석좌교수는 11월 18일 동국대 정각원에서 ‘불교는 모순과갈등을 어떻게 극복하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3백여명의 학생과 불자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법당을 메운 이날 강연회에서 박교수는 “우리가 처한 모순과 갈등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잘 살펴보면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있다”며 “모순과 갈등으로 인한 괴로움은 그 원인을 알았을 때 비로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성배교수의 강연내용을 간추려 소개한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나 모순과 갈등이 있습니다. 동·서양, 개인의경험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사람사는 곳이면 모순과 갈등은 존재합니다.그것은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모순과 갈등이 발생하면 미국사람들은 마약을 많이 합니다. 그 다음은 술을 마시고 여행을 떠나거나 고속도로를 달리기도 합니다. 그러면 기분전환이 된다고 말합니다.

불교인은 이런 모순과 갈등이 있을 때 염불을 많이 합니다. 진언, 독경도많이하고 좀더 적극적인 사람들은 스님을 찾아 기도와 3천배를 하기도 하고재를 지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두 방법은 모두 궁극적인 해결방법이 아닙니다. 기분전환은 되지만 모순과 갈등을 해결해 줄 수는 없습니다. 만약 여러분 주변에 어떤 모순과 갈등이 발생했을때 저는 “부처님이 우리가 처한 현장에 계신다면 어떻게 해결하라고 가르칠 것인가. 혹은 부처님 자신은 어떻게 이것을 해결할것인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부처님이 깨닫고 나서 최초로 설한 가르침을 잘 살펴보면 우리는 우리가처한 현실의 모순과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깨달은 다음 ‘천국'이나 ‘극락'이라고 하는 이상향을 향해 떠난 것이 아니라 모순과 갈등이 내재한 세속사회로 돌아오셨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중요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모순과 갈등이 있는 사회로 파고들어 간다는 것, 이것은 문제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설하면서 가장 먼저 말씀하셨던 것은 이세상이 괴롭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생의 고통은 바로 우리가 문제삼고 있는 모순갈등과 직결돼 있는 문제입니다.

즉 사람이 태어나면 반드시 늙고 죽는다는 것은 인간이 바라는 것과는 다른 방향입니다. 여기에 모순이 있습니다. 부처님은 그런 모순의 문제를 먼저 지적하고 그것을 분석합니다. 부처님은 모순과 갈등때문에 고통이 생겼을 때 그것을 피하려고 하지말고 그속으로 파고들어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우리에게 설하신 모순과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입니다. 해결의 길은 피하지 않는데 있습니다.

모순과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는 우리의 사고 방식은 이원론적입니다. 이원론적이라는 것은 좋은것과 나쁜 것이 항상 대결하는 구도입니다. 좋은 것에는 집착하고 나쁜 것은 제거해 버려야 된다고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나부처님의 〈초전법륜경〉에 보면 부처님의 말씀은 인생의 괴로움을 없앤다고 하는 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원논리(흑백논리)처럼 괴로움을 제거의 대상으로 말씀하신 것은 아닙니다. 부처님의 궁극적인 가르침은 괴로움이 무엇인지 알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괴로워하는것은 괴로움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부처님도 결국은 늙고 병들고 돌아가셨습니다. 여기에는 조금도 신비가없습니다. 깨달은 사람에게 특별한 무엇이 있고 경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부처님은 고통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알면 고통이 사라진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이것을 불전에서는 ‘집제(集諦)가 그대로멸제(滅諦)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말은 집제(集諦)가 없어진 다음에 멸제(滅諦)가 있다는 말이 아닙니다. 고통을 바로 안다고 하는 것은 현실을 바로 본다고 하는 것입니다. 생로병사로 고통을 받는다면 바로 고통의 현장에 나가 그 현장을 자세히 이해할 때 지혜가 열리고 해결의 방법이 열리는것입니다.

모순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의 모순은 이기적인 사리사욕에서 오는 모순으로 사리사욕만 버리면쉽게 해결되는 모순입니다.

인간에게 있어 가장 근본적이고 큰 모순은 바로 언어입니다.

우리는 모순이라고 하는 것을 언어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언어가 없었다면 모순에 대한 인식이 달랐졌을 것입니다. 따라서 나에게 닥쳐오는 모순과 갈등이 견디기 어려울때 어떤 언어로 어떻게 표현했는가를 잘 살펴봐야합니다.

여러분이 실제 처한 모순과 갈등의 현실이 어렵다기보다 현실을 언어로바꾸는 과정에 이중적인 논리로 제거의 대상을 만들어 어려움을 겪는 것입니다. 모순과 갈등은 언어의 농락 때문에 실제와 다르게 정리되고 이해됩니다. 생, 노, 병, 사 이것들이 모순입니까. 만약 모순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우리의 생명을 너무나 얕잡아 보는 것입니다. 이 육체는 주변의 존재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사람은 단순히 육체가 사라진다고 해서 죽는 것이아닙니다. ‘일즉일체 다즉일 (一卽一切 多卽一)' 입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늙음, 병듬, 죽음은 결코 우리에게 모순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순이 아닌 것을 모순이라고 생각하고 없애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을극복을 해야 참다운 불교도가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불교적인 분석과 진리들이 실제적인 모순과 갈등속에서 힘을발휘하기위해서는 하루하루 예불과 기도, 참선을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평소에 이런 수행을 꾸준히 해야 모순과 갈등이 생겼을 때 이런 상황들을훌륭하게 극복할 수 있는 진정한 불교도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정리 =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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