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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 부는 불교 바람

기자명 공종원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최근 시사 주간 〈타임〉지는 `미국을 사로잡은 불교'라는 특집을 실었다. 이 사실로 우리는 우선 불교가 서양사회에서 만만찮은 영향력을 미치고있는 것을 실감할 수 있겠다. 서양사람들의 불교 신행을 우리의 전통적인불교신행과 당장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현실에서직면하는 문제들에 대해 불교적으로 적극 응답하는 자세를 보면 오히려 저들의 불교신행이 보다 설득력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실제로 미국사회에서 불교확산의 근거를 가장 쉽게 그리고 확실하게 볼수 있는 것이 대중문화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그 구체적인 예가 최근헐리우드에서 제작되어 미국등지에서 대단한 열기속에 상영되고 있는 `티베트에서의 7년'과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개봉될 예정인 `쿤둔'이란 영화다.

앞의 것은 하인리히 하러의 경험담을 장자크 아노가 감독, 브레드 피트 주연으로 만들었으며 뒤의 것은 달라이 라마의 자서전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작품화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 두 작품이 종래 미국영화의 대명사처럼 되어 있는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대작이 아니지만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가, 생명의 존엄이란 무엇이며 인과란 무엇인가 등 불교적 명제와 궁극적인 질문들을 티베트 전통악기의 감동적인 음향과 수도승의 독경 그리고 명상 등으로영상화하여 대중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여기서 제시된 궁극적인 질문들이 영화를 통해 만족스럽게 대답을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은 아니지만 물질주의와 황금만능, 폭력과 섹스로가득했던 서양의 대중예술이 무엇인가 새로운 돌파구를 구하고 있다는 징조만은 분명해지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은 티베트불교의강점이다. 한국이나 일본에서 주류를 이루고 잇는 선불교가 아니라 서양사람들은 티베트불교를 불교의 대표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물론 중국의 티베트 침공에 대한 서구인의 반발도 작용한 것이겠고 망명중에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달라이 라마의 포교활동이 서구인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것도 작용했음직 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같이 서양인들이 티베트불교를 높이 평가하는 데는 서구인들의 이성적 사고구조를 뿌리부터 흔들어 놓을 만한 그 무엇이 티베트불교가운데 있다는 점이다. 아무런 죄의식 없이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을 추구하는 데서, 그리고 물질적인 육체는썩어없어져도 `나'라는 존재는 환생을 통해 이 세상속에 계속 살아 남는다는 믿음도 그렇거니와 신에 의지해서만 살 수 있는 종교가 아니라 명상을통해 스스로 신성과 희열을 느낄 수 있다는 점같은 것이 裏

그런 티베트 불교의 강점으로 해서 수많은 대중예술가와 인기인들이 불교에 귀의하고 있다. 펑크 그룹 비스티 보이스는 티베트 독립을 기원하는 콘서트를 거듭 열고 있고, 영화배우 리처드 기어, 알랙 볼드윈, 맥 라이언,골디 혼 등 헐리우드 스타들은 티베트 불교에 심취해 그것을 자랑하고 있다. 가수 아담 아우크, 액션 스타 스티븐 시걸은 물론 월드컵 축구스타 바지오와 미국 프로농구 시카고 불즈의 필 잭슨 감독, 그리고 티나 터너와 허비 행콕 등 가수 역시 마찬가지다. 불교를 깊이는 모르더라도 명상과 마음집중을 통해 삶의 의미를 새롭게 하거나 최소한 건강을 얻고 있다는 사람은 부지기수다.

이런 서양의 불교 열풍은 우리로선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한국인 불자들은 더 큰 과제를 깨닫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맥을 쓰지 못하는 불교를 되살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서양사회에서티베트불교에 못잖은 한국불교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공종원/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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