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의 위상과 역할
부처님은 당신이 처했던 현실을 바로보고 고통받는 사람들이 해탈할 수있는 길을 보여주셨다. 그것은 단순한 이념이나 사상의 제시가 아니라 실천의 모습이었다.
우리는 흔히 오늘날을 혼란과 갈등의 시대라고 한다. 개인의 이해관계에의해 이합집산하며 거기에 상반될 때는 어떠한 행위도 서슴치 않는 일들이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정신적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는 종교인들조차도 그런 세속적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땅의 정신을 담당해 왔던 우리 불교인들은 이러한 사회의 제 문제에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이에 적극 대응하여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책임의식이 불자로서의 마땅한 책무이자 불타의 가르침을 실천하며 사는 삶이 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승가에 대해 불교에 대한 해박한 지식만이 아니라 현대사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 그리고 현실에 대한 투철한 인식과 적극적인 선도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바람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우리 불자들인 것이다.
매년 이맘 때면 사람들은 지나온 한해를 돌아보고 자신을 점검한다. 부처님은 ‘참회하는 자는 결코 어리석지 않다'고 하셨다. 어느 선인도‘날마다 세 번 반성한다[日日三省]'고 하셨다. 미진한 점이 있으면 고치도록 하고 부끄러운 점이 있으면 되풀이 하지 않도록 다짐하고, 나를 핑계하여 남을 해친 일이 있다면 늦지 않게 사과한다. 우리가 가꾸어가야 할 사회는 서로 화해하고 도우며, 생명의 소중함과 고귀한 가치를 인식하는 사회다. 이제 짧은 안목과 근시안적 사고를 버리고 역사의 시간을 기억하자.
만약에 우리가 민주주의 사회라고 해서 인간의 이상을 저버리거나, 인간의 본능적 욕구와 충족만을 최상의 가치로 방치한다거나, 혹은 아집과 편견으로 개인주의적 고정관념과 낡은 질서에 안주한다면 그것은 다른 인간 정신의 고귀한 가치를 유린하는 소치가 될 것이 틀림없다.
이제 우리 모두 화쟁의 기치를 높이 들고 미래사회에 대한 주체성과 현실성에 대한 확실한 해법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에너지 창출에 주도적 역할을담당할 수 있도록 나 자신부터 내부의 갈등을 떨쳐버리고 법신의 광명이 솟아오르게 하자.
불심이 충만하고 환희에 가득찬 나날이 전개되어 이웃과 함께 하는 넉넉한 삶이 되기를 부처님께 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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