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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새 총무원장 체제의 출범

기자명 공종원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월주스님이 이끄는 조계종의 새로운 총무원체제가 지난 11월 25일 출범했다. 늘 어수선하던 종단기상이 이제는 평온해져서, 조계종도 순풍에 돛단듯이 편안한 가운데 활기차기를 기대하게 된다.

그런 기대는 비단 나 한사람만은 아닐 것이다. 모든 조계종도, 모든 불자, 우리 사회의 지각있는 이들의 한결같은 바람일것이 분명하다.

이것은그간 우리 조계종의 난맥이 간단없이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과거를 이제는정말로 청산할 수 있을 것이 아니냐는 데서 생기는 기대이며, 지난 7개월여의 개혁과정을 통해 새로 마련된 종헌 종법에 의해 태어난 총무원 집행부가이제야말로 불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다운 일을 하리란 기대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그점에서 월주스님은 조계종의 28대 총무원장이기는 하되, 또 과거 총무원장의 경우보다는 권한이 많이 약화되었다고는 하되 그 어떤 총무원장보다도 그 위치가 뚜렷하고 사회적 관심과 주목을 받게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취임후 월주스님이 밝힌 소신은 이후 조계종의 향방을 어림하게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될 것 같다.

월주스님은 우선 개혁의 지속적 추진을 말하고 있다. 개혁세력에 의해 탄생된 종단이며, 총무원이니만치 개혁회의가 채 마무리하지 못한 일들을 계속 추진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믿어진다.

그렇지만 아울러 개혁과정과이번 총무원장선거과정에서 생겨난 종단내의 불화와 갈등의 앙금을 하루빨리 씻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어진다. 월주스님 자신도 그 심각성을 깨닫고 사면과 화합조처를 약속하고 있다. 그 조처의 일환으로 월주스님은 새 총무원 인사에서 파벌과 문벌의 편중을 삼갔다는 소식이다.

그렇지만 총무원장은 실제 종단살림에서 능력을 발휘하는게 중요하다. 정법종단의 구현이라거나 불교자주화실현, 종단운영의 민주화, 청정교단의 구현 불교의 사회적 역할 확대 등은 개혁종단 이래의 과제이지만 정말 중요한것은 구호들을실제로 실천하는 역량이며, 그실천도 마구잡이식이 아니라사리에 맞고 실질에 도움이되는 실천이 되어야 할 것이다.

종단살림이 어렵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재정만이 아니라 말이 많고갈등과 문제가 많아서도 정말 어려운게 종단살림이다. 그점에서 월주스님은세가지 면에서 신중해야 한다. 그 하나는 불교의 자주화라는 명제인 데, 정치로부터 독립적인 종단을 만드는 일이다. 지금까지 불교인들은 종단지도부가 정권과 밀착해 사회정의를 어지럽히고 불교를 훼손한 것에 대해서만 걱정해왔다.

그렇지만 이제 새 종단은 정권과만 독립적인 위치를 다질 것이아니라 다른 정치세력과의 밀착관계도 철저히 끊어야 한다. 개혁이 마치 정치운동권의 의도를 실현하는 수단처럼 오해되는 일은 없어야한다. 그점에서월주스님이 종래 활동하던 각종 사회단체들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겠다는발언은 당연하고 적절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그 약속의 확실한 실천일것이다.

둘째는 생산불교의 실현에 앞장설 사업단 운영에 신중하라는 것이다. 유휴재산, 사장재산을 처분해 1천억원 이상의 재정을 마련한다는 구상이 결코간단한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재산처분에 관련된 과거의 악례를 재현하지 말아야 한다. 신도들에게 부담금을 물린다는 구상도 관례로 보아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특히 신도의 종정 혹은 사찰운영참여가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셋째는 남북교류등 사회활동에 신중하라는 것이다. 불교의 사회참여 활동이 미흡한 것은 차라리 용인될 수 있어도 섣부른 사회참여가 종단은 물론 전체 불교도나 민족에 돌이킬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스님들을 포함한 불교인들이 정법을 철저히 배우고익히며실천하는 체제와 기풍을 정비하는데 우선 새 종단집행부가 그 힘을모으는 일이다. 스님들의 청정수행상을 되찾는 일은 무엇보다 급하다.


공종원-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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