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불교는 번역된 특전 경전 중심의 수행 그룹이 형성되어 출발한 불교이므로 자연히 종파불교라는 특성 경전과 특저수행방법을 중심으로 한종파는 자기종파가 의거하고 있는 경전중심으로 전체 교리체계를 이해하게되었으나 이것이 교상 판석이다.
중국불교사상사를 살펴보면 수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기 전 남북조시대에는남조에 세가지, 북조에 일곱가지의 교판이 있었다 한다. 수의 중국통일과더불어 천태지자선사는 남삼북칠의 분파적 교판체계를 오시팔교로 종합해낸다. 그리고 천태선사는 교가 보여주는 실천의 내용이 종이며 종을 통해돌아가는 실상의 세계를 체라고 말함으로써 교와 선의 참된 관계, 종인선과 체인 개달음이 둘 아닌 관계를 열어준다.
천태에 의하면 선이란 교안에 갇혀있는 것이거나 교 밖에 따로있는형이상학적인 신비의 영역이 아니라 붓다의 교가 담고있는 실천의 내용인것이다. 오중현의로 보면 교의 내용이자 진리의 체에 들게하는 실천으로서의 종이 바로 선인 것이니 여래의 팔만장교는 선 한 글자에 회통되는것이다. 천태에서 선과 교의 관계는 교의 내용이 선이며 선의 자기표현이교이고 바라밀행이므로 선에서 선상이 지양될 때 교가 다시 발휘되고바라밀행이 현전하는 것이다.
천태 이후 중국불교에서 선과 교에 관한 교판에는 크게 두 입장이대비된다. 그 하나는 화엄종의 교판으로서 선을 오교 가운데 돈교로 판석하여 교내에 두는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선이란 교리 밖에 따로 전한 것이라는 조사선 일부의 주장이다.
선을 교안에 두는 화엄종의 교판은 붓다가 가르친 모든 실천을 불교안에포괄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자칫 생동하는 삶의 실상을 개념의 틀안에가둘 위험성이 있다.
반면 선을 교 밖에 따로 전한 것이라는 중국 선종일부의 주장은 진리를 문자상과 개념의 틀에서 해방시키려는 창조성이있으나 자칫 진리를 인간 주체의 사유와 언어활동 너머에 있는 신비한것으로 선정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위험성이 있다.
선은 교안이라고 하거나 선은 교밖이라고 하는 입장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선과 교를 결합시켜 내려는 절충주의적인 입장이 있으니 바로 사교입선론이나 자교입종론이다. 선과 교를 절충해 내려는 이 입장에서는 교는 선의예비과정(사교입선)이거나 참선의 보조수단(자교입종)으로 표시된다.
이러한 절충적 선교관은 '선은 교안도 아니고 교밖도 아니다'라고 함(사교입선)이 되거나 '선은 교안이면서 교밖이다'는 입장(자교입종)이라할 것이나 결국 선과 교에 관한 기존의 교판은 다음 사구로 요약될 수있다.
선교에 관한 사구란 "선은교 밖아다" "선은 교안이다" "선은 교안도아니고 교 밖도 아니다" "선은 교안이자 교 밖이다"이니 나말여초 한국불교에 조산선문이 유입된 뒤 천태 조계 양종의 선문과 화엄법상등 오교의교문구를 벗어나 선과 교를 제대로 판식하지 못함으로써 지금껏 사상적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도 교상에 집착하는 일부 치우친 교가나 법사 학자들은 문자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개념과 논리만으로 불교를 이해하려하거나 형식논리에갇힌 채 선정과 지혜에 복귀하지 못한다.
그에 비해 중국선의 말폐적 형식주의(조사선이 제사하는 활발한 선가풍의진수가 아니라)나 일본 임제선의 문파주의적 선풍(한국선은 태고법통을 표방하나 실로 임제 태고만으로 제약할 수 없는 선가풍의 포괄성과 보편성이있으므로)에 매몰된 일부 선류들은 조사어록을 외우면 선이고 붓다의경교에 의거하면 교종이라는 허위의식을 버리지 못한다.
대개 선과 교에 관해 위의 사구에 떨어지는 것은 선에서 선상을 떠나지못하고 교에서 교상을 여의지 못하기 때문이다. 참으로 선에서 선상을떠나고 교에서 교상을 떠난 이는 문자상을 여의지 않고 문자상이 공하며문자상이 공하되 공에 떨어짐이 없이 언교를 세워재는 자이다. 그러므로그 에게는 "선이 교안이다"라고 해도 옳고 "선이 교 밖이다"라고 해도옳으며 "선이 교안도 아니고 교밖도 아니다"라고 해도 옳은 것이다.
이처럼 선과 교를 쌍차하고 쌍조하는 이야 말로 불법을 선한 글자로 회통하되 선적에 떨어짐이 없이 언교를 세워내고 선정과 지혜의 힘으로 역사를장엄하는 이 새대의 참된 선사라 할 것이다. 선과 교를 쌍치하고 쌍조하는선사의 나날의 일과 살람살이, 그것을 우리는 선바라밀이라 부르고 반야바라밀이라 이름하는 것이다.
법성 스님/ 대승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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