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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교화한 어느 보살

기자명 청학 스님
  • 수행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얼마전 어느 신도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자기는 절에 가서 부처님앞에절을 하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단다. 그래서 항상 절을 많이 한다고 한다. 한번은 절을 하다보니 집에 돌아가야 할 시간을 잊어버리면서절을 했다고 한다. 시계를 보니 벌써 남편이 귀가해 있을 시간이고 저녁준비는 되어있지 않고해서 이 일을 어쩌나 하면서 집으로 갔다고 한다.

역시 도착하니 근엄하신 남편은 집에서 부인이 오길 기다리고 있고 화가난 얼굴이다. 부인은 혀겁지겁 부엌으로 가려는데 "당신, 어딜갔다 왔어"하고 큰소리로 묻는다. "절에요" 자연히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을 하니"절에서 무얼 하다가 주부가 이제 집에 오는거야." 역시 큰소리다.

부인은 부엌으로 가려던 걸음을 멈추고 차분히 남편에게 "여보, 나 오늘 절에서 집에 오기 전까지 절하다가 왔어요. 우구한테 절한지 아세요? 바로당신과 우리 아이들 한테 절하다 왔단 말이에요. 다리 아파 죽겠구만"하니 남편도 처음에는 어이가 없어 하더니만 화가 풀린 음성으로 "나한테는 왜 절을 해"한다. "여보 나 절에 가서 부처님 앞에서 절을 하고 있노라면 기분이 참으로 묘해지면서 나와 자식들을 위해 애쓰는 당신이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고 감사해서 자꾸만 당신에게 절을 하고 싶고, 또착하고 건강한 우리 아이들에게도 자꾸만 절을 하고 싶어지는걸 어떡해요. 그래서 오늘도 절을 하다보니 시간을 깜빡 했다고요"하고는 부엌으로 갔다고 한다.

그 날 이후 남편은 출근길과 퇴근길에 시간이 허락하면 절 앞까지 태워다 주더니만 이제는 법회도 함께 가고 큰스님 친견도 함께 가고 불명도함께 받았다고 한다. 또한 군대간 아들도 지난 여름 휴가때 어머니의 권유로 산사에서 실시하는 수련회에 다녀와서 갑자기 어머니를 앉으시라고하더니 삼배를 올리며 수련회로 이끌어주신 어머니께 너무나 고마워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왜 절에 다니시는지를 수련을 통해 알게되어 기쁘다고...

우리들은 위의 신도님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나는 지금 어떠한 모습으로 절에 다니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되새겨 볼 필요가 있지 않아싶다. 큰 깨달음을 성취하고자 하는 원력도, 모든 이웃을 제도하겠다는서원도 필요하겠지만, 우리들은 너무 크고 거창한 원만 세우고 형식적이고 의례적인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볼 일이다. 진정한 참 불자라면 우선 자기의 가장 가까운 이웃(가족)으로 부터이해받고 함께 신행하는 불자가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될때 내 가슴속에 부처의 싸ㅅ이 자라나서 이웃을 사랑하고 따뜻한 마음 넘쳐나서내가 존재함에 있어 삶의 보람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참불자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청학스님/송광사 스님.불일회보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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