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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가 서쪽으로 온 뜻은....

기자명 고봉 스님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1890~1961>나의 세속제자인 활연(豁然)거사는 행원(行願)군이군인으로 복무할 때에 참선지도를 받았다. 그는 마삼근(痲三斤)화두를철저하게 참구하여 한 소식을 얻고 깨달은 바가 있어서 나에게 선지거량(禪旨擧揚)을 하러 왔으므로 어느 한도에 이른 것을 짐작 할 수가있고, 니련거사나 사헌거사, 충당거사 또 비구니로는 유세등(柳世燈)과주수주(朱秀珠)같은 사람은 남에게 속지 아니할 만큼 공부가 있는 것을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나를 진실하게 믿고 있는 것은 틀림없으나 그는 도무지 말이 없는 사람이라 공부를 하는지 공부를 아니하는지 공부의 깊이를 알 수 없었다.

성당거사가 사루어 말하되 "서당개 3년에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있습니다. 소사(小士)가 월남(越南)한 후 20여년이나 스님을 모시고있으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설시(說示)하여 주시는 법문과 간곡한설법은 항상 들어 왔는데 어찌 공부의 마음이 없겠습니까?

그러나 소사(小士)는 스님을 부처님같이 믿는 것으로써 공부를 삼기때문에 문답 거량(擧楊)을 필요로 하지 않았습니다.

경전을 보니 영산회상(靈山會上)에 천 이백 제자가 항상 부처님을모시고 있어도 부처 님게 대들어 거량(擧楊)하는 법이 없더군요.

그런데 소사(小士)가 무얼 안다고 문답 거량을 하겠습니까?

제가 이북에 있을 때에 스님의 제자인 희종(熙從)대사에게 발심을하였고 또 그 스님으로부터 고봉스님의 거룩한 말씀을 늘들어 왔기때문에 저는 스님을 진심으로 믿고 골육지친(骨肉之親)인 부모 이상
으로 생각할 뿐입니다.

"이 사람아! 내가 자네에게 공부가 어떠한지를 물었지 그러한공치사를 물었는가. 그런건 다 버리고 공부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말해보게.

"소사(小士)는 견성을 하여 부처가 되기 전에 우선 거짓없는 진실한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 급한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진실한 인간도못된 것이 어찌 부처되기를 구하겠습니까?

그래서 소인은 어떻게 하여야 자기의 마음을 속이지 않고 남의 마음을속이지 않는 인간이 되어 볼까 하는 것이 주야 일념의 공부이기 때문에공안 화두는 법문으로 듣기는 하여도 아직 제가 착수할 단계가 아니라고생각하였습니다. 그런 까닭으로 이런 문제를 다루어 보지 않았습니다."

"화두를 간택하여 참구하게."

"그럼 저는 무슨 화두를 해야할지 스님께서 화두를 하나 간택하여주십시오."

"자네는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를 하게." "그게 무슨 뜻이옵니까?"

"옛적에 어떤 승이 조주(조주)스님께 묻기를 `달마조사가 서쪽에서오신 뜻이 어떤 것 입니까?'하자 조주스님이 답하되 `뜰앞에잣나무니라.'하시었다.

그때 다시 승이 조주스님께 묻기를 "어떤 것이 조사께서 서쪽에서오신 뜻입니까?"조주스님께서 말씀하시되

"정전백수자니라. 곧 뜰앞에 잣나무니라."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소인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자네가 바로 이해가 된다면 다시 무슨 공부가 필요하겠는가?참선이란 것은 이론이 아니요 학문이 아니므로 순 백지(白紙)로 돌아가서이게 무슨 뜻인가? 하고 의심하여 보는 것일세. 천칠백공안(천칠백공안)이다 이런 것이다. 어느 공안이든지 처음 듣고 알고 모르는데 판가름이난다. 알면 그만이요, 모르면 곧 의심이 되는 것이니 이 의심이풀릴때까지 의심하고 참구하여야 한다. 참선이란 것은 모르는데 충실하여의심을 갖는 것이 큰 공부인즉 꾸준히 노력 정진하여 밤이나 낮이나무 생각없이 이의심만 성성적적(성성적적)하게 하여 뚜렷하게 나타나면여기서 생사를 초월하고 고락(고락)도 초월하며 진(진)과 망(망)에서도초월할 뿐 아니라 선악에서도 벗어나 대자재(대자재)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참으로 깨쳐 알았다는 것이 없을 때에, 모르는 것이 없으니이것이 곧 `단지불회(단지불회)하면 시즉견성(시칙현성)'인 견성이다.


고봉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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