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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자를 위한 불교산책[52]-도솔천의 호명보살

기자명 박경준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4천세 누리면서 수많은 천인들 교화

석가모니 부처님은 생애를 통하여 보살의 길을 걸으시다가 마침내 가섭불의 가르침 밑에서 밝고 깨끗한 수행을 닦아 목숨을 마친 후에는 도솔천에태어나 일생보처(一生補處)의 보살이 된다.

일생보처의 보살이란 한 생만 지나면 부처님이 되는 보살로서 대부분 도솔천에 태어난다. 일생보처 보살이 도솔천에 태어나는 이유는, 사왕천·도리천·야마천과 같은 도솔천 아래의 하늘은 게으름과 욕정에 빠져 있고, 도솔천보다 위에 있는 화락천과 타화자재천은 고요한 선정(禪定)을 좋아하며 일체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자비심을 일으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장차 석가모니 부처님이 될 이 보살이 도솔천에 태어나자 욕계 6천(天)의천인들은 물론 색계의 현인들과 심지어 아수라궁의 아수라들까지도 기뻐하고 찬탄한다. 이 보살을 천인들은 호명(護明)보살이라고 불렀다. 호명이란, 말 그대로 진리와 생명의 밝은 빛을 잉태하고 수호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도솔천의 수명은 인간세상의 약 56억 7천만년에 상당하는 4천세로서 대부분의 천인들은 이 수명을 다 누리지 못하는데 호명보살만큼은 다 누리면서 수많은 천인들을 교화한다.

수명이 다할 무렵 호명보살의 머리 위에서는 꽃이 시들고, 겨드랑이에서는 땀이 나며, 옷에는 때가 끼고, 몸에서는 거룩한 빛이 사라지는 등, 일련의 변화가 생긴다. 보살에게서 이러한 변화를 발견한 천인들은 머지않아 보살이 도솔천을 떠날 것임을 슬퍼하며 탄식한다.
그러나 천상세계일지라도 전생에 심은 선근 공덕의 업인(業因)이 다하면다시 다른 세계로 떨어지게 된다는 이치를 잘 알고 있던 보살은 의연한 모습으로 천인들에게 말한다.

“나는 과거에 불법승의 곁에서 모든 선업을 쌓고 항상 도심(道心)을 내어 큰 서원을 세웠으므로, 이제 선한 과보를 얻어 마침내 보리(菩提)를 이룰것이니, 그대들은 크게 기뻐할지언정 어찌 슬퍼하는가. 내가 이제 삼계(三界)에 다시 생을 받으려 함은 세간의 일체 재물과 욕락을 얻기 위함이 아니요, 인간세계에 내려가 오직 모든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자 함이며, 모든 고통받는 중생을 불쌍히 여기는 까닭이니라. 그대들 모든 천인들도 각각 서원을 세워 인간계에 내려가 몸을 받으라. 저곳에 태어나야 그대들은 마침내일체의 모든 번뇌와 괴로움에서 벗어나리라.”

그때에 보살은 인간세계의 실정을 잘 알고 있는 금단(金團)이라는 천자를불러 어느 곳, 어느 집에 태어나는 것이 좋을지 상의한다. 금단 천자는 마가다국 왕사성의 바헤가, 코살라국 사바제성의 기라야왕 등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거론하였지만, 보살은 결국 카필라성의 석가족 정반왕과 마야왕비를택하기로 결정한다.

《불본행집경》에 의하면, 일생보처 보살이 의탁하는 집은 60가지의 공덕을 갖추고, 보살의 어머니는 32가지의 덕행을 구족하여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석가족은 바로 이러한 60가지의 공덕을 갖추었고, 마야부인은 32가지의덕행을 구족하고 있었던 것이다.

호명보살은 자기가 태어날 이 집을 관찰하고 난 후 거룩한 사자좌에 앉아천인들에게 108법명문(法明門)의 마지막 설법을 하고, 마야왕비의 오른쪽 옆구리로 조용히 들어간다.


박경준/동국대 불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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