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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쓰는 불교 이야기---수계(송광사 지묵 스님)

기자명 지묵 스님
부처님의 계를 받아 지니기가 어려워 수계를 미루는 이가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성격은 대개 결백성이 강한 편이지요. 스님이 되고자 할경우에도 어떤 이는 수계를 젖혀두고 절을 떠난 이가 드물게 있었습니다.지키지 못할 때에는 더욱 큰 허물을 짓게 된다고 짐짓 염려한 탓이지요.

계는 받아 지녀야 공덕이 따릅니다. 설사 계를 다 지키지 못할지라 계를받지 않은 이보다 공덕이 크다는 비유가 경에 나와 있습니다. 두사람이벌겋게 달아 오른 쇠덩어리를 맨손으로 쥔다고 가정합니다.

첫번째 사람은벌겋게 달아 오른 쇠덩어리를 짐짓 알고 맨손으로 얼른 쥐었습니다. 이때짐짓 알고 뜨거운 쇠덩어리를 쥔 사람의 손을 많이 데지 않습니다.

두번째 사람은 그렇게 뜨거운 쇠덩어리인 줄을 전혀 모르고 맨손으로쥐었습니다. 그손의 화상정도는 앞의 경우와 비교될 수가 없습니다. 쇠덩어리를 쥔 다음에야 뜨거움을 안 까닭에 손의 화상이 보다 큽니다.

계를 받아 지니고 새불명(불명)을 쓰는 일은 부처님의 호적에 새로태어난 이의 출생신고를 하는 일만큼이나 자못 뜻이 깊습니다. 부처님제자로서 처음 자격을 갖추는 절차 이기 때문이지요.

불명은 법명 혹은 계명이라고도 합니다. 불명을 지을 때에는 우선`불설불명경'을 펼쳐서 고릅니다.

이때 사주나 오행을 참고하는가 궁금해 하지만 전혀 그렇지를 않습니다.

과거세상의 부처님 명호 가운데서 하나를 골라서 현재 보살행을 닦아가는 이가 불명으로 사용하다가 나중에 미래 세상에 전한다는 뜻이있습니다. 혹은 화엄경 속에 나오는 수많은 보살 명호 가운데서 하나를고르기도 하고 큰스님의 좋은 법문 가운데서 고르기도 합니다.

불명을 지을때에는 남녀노소를 참고하여 법사가 적절하게 취할 뿐이지사주나 오행을 필요로 하지 않은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남신도인 우바새의 불명은 두글자이며 여신도인 우바니의 불명은 세글자가 보통입니다.

한문 글자가 복잡하지 않고 발음이 부르기에 좋으면 됩니다. 여기에너무 흔한 불명보다는 개성이 뚜렷하고 좋은 법문이 담긴 불명이라면더할 나위없이 좋습니다.

새 불명을 받고자 하는 이는 단체로 수계할 때를 피하여 개별적으로인연있는 큰스님께 청하였다가 미리 불명을 받아두는 편이 좋습니다. 뒷날정식으로 계를 받을 때에 수계 신청서에 그 불명을 써넣으면 됩니다.아무래도 수십명 혹은 수백명이 단체로 수계식을 치르다보면 도매금으로넘어가는 수가 없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일단 불명이 정해졌을 때에는 바꾸지 말고 그대로 써야 합니다. 어떤 이는 보살계를 받을 때마다 새불명을 받아서 서넛에서 일곱 여덟까지 되는 많은 불명을 가지고 있기도 하는데 불자로서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입니다.


지묵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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