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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시 - 대웅전에 계심이여 나오심이여 [고은 : 본지 상임고문.시인]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어찌 온 세상 신록 가운데

부처님께서는

대웅전 안에만 앉아계실 노릇입니까

대웅전 안에서만

뻐꾹 뻐뻐꾹

일찍 찾아온 뻐꾹새 소리에

그 크신 귀 기울여 듣고 계실 노릇입니까

어찌 온 세상 저자와 마을

다 버려두시고

부처님께서는

대웅전 안에서만

향 사루어 그윽히 앉아계실 노릇입니까

대웅전 안에서만

그 첩첩산중

대웅전 안에서만

멀리 멀리

구만리 바다 넘어

굽어보시고 계실 노릇입니까

마침 이 나라에서는

당신의 사람들 사부대중이 떨쳐 일어나

새로운 정법의 시절을 열고 있거늘

마침 당신께서

그 옛날 룸비니 길 위에서 태어나신

그 날을 맞이하여

무명과 미혹을 때려

거기 어둠을 내보내는

눈부신 빛살을 펼치는 잔치를 베풀거늘

어찌 이 나라 백성 남북 칠천만리

그밖의 크고 작은 중생

몇억만을 놓아두고

풍경소리 하나 댕그랑 달린

대웅전 안에만 계실 노릇입니까

사랑하올 부처님이시여

한 없이 사랑하올 부처님이시여

아닙니다 아닙니다

언제까지나

당신께서는 온 세상 사바에 함께 계십니다

당신께서는 온 세상 그것이므로

그 온 세상의 우비고뇌와 둘이 아니셨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저희들은

대웅전에만 계신 당신만을 섬겼습니다

대웅전에 들어가 계시고

그 대웅전을 나와

온 세상 구석구석에 계시는 당신을

모르고

오늘에 이르러 쓰러져 뉘우칩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이시여

부처님이시여

이제 막 태어나신 갓난아기 부처님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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