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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보라 [김진태:검사.서울지검]

기자명 법보신문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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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불기2538년 부처님 오신날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땅에 오신 뜻이 무엇일까.

불타의 길을 가겠다고 가족마저 버리고 출가한 일부 승려들마저 명리와재물, 그리고 음락의 포로가 되어 대낮에도 칼춤을 추는 이 오탁한 사바세계에 부처님은 왜 오신 것일까. 예토와 정토가 본래 일심이라지만 중생의분별심이 허공을 채우는 이 말법시대에 당신이 오신 뜻을 어리석음으로 헤아려 본다.


2

석가모니 부처님은 우리들 중생들이 누구나 부처가 되길 소망하고 노력하기만 하면 누구든지 부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오셨다. 그것도 무슨 신이나 외부적 힘의 도움에 의한 것이 아니고 온전히 당신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당신의 깨달음과 성취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기 위해 오셨다. 인간이면 누구든지 지혜와 노력만 갖추면 자신의 굴레에서벗어날수 있다는 것을 당신 자신이 먼저 해탈과 열반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이를 깨닫게 해 주신 것이다.

스스로 무연중생이 되지 못해 안달을 하는 이 땅의 먹물옷들에게 번뇌에머물고 있으면서도 본원을 버리지 않고 있는 진정한 경지를 보여주기 위하여 이 땅에 오신 것이다.


3

석가모니 부처님은 해탈에의 길은 그 스스로가 걸어가야 하는 길임을가르쳐 주기 위하여 이 땅에 오셨다. 인간의 구원은 그가 헌신적인 선행을하였다고 하여 그 보답으로 신이나 어떤 외적 힘이 베푸는 은총에 의하여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 스스로 진리를 깨우침으로써만이 이룰 수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하여 오신 것이다.

맹목적인 믿음이나 의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진리에 대한 명료한 이해와완전한 통찰을 통해서만이 그 길에 다다를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뚜렷한이해없이 관념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믿도록 스스로에게 강요한다고 해서그 길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는 진리에 대한 이해의 가능성과 정신의 진보를 가로막는 또하나의 장애이자 인간성에 대한 모독이기도하다.

제 자신을 바로보지 못하고 있는 이땅의 청맹과니들에게 겨자씨 한톨심을 만한 땅에도 이미 불보살이 중생의 성불을 위해 신명을 바쳐 놓았으니 그 길에 나서기만 하라고 재촉하기 위하여 부처님이 오신 것이다.


4

석가모니 부처님은 진리를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것을 확신시켜 주기위하여 이땅에 오셨다. 부처님은 `진리는 누구의 독점물도 아니다. 하나의관념에 집착하지 마라. 불멸의 실체에 대한 애탄 갈구는 정신적 투영에불과할 뿐이고,변하지 않는 실체는 없는 것이다'라고 갈파하셨다.

세상은 결핍되어 저마다 무엇인가를 갈구하며 인간은 갈애의 노예가되어가고 있다. 하나의 관념이나 사물에 집착하여 다른 관념이나 사물을멸시하는 것은 바로 자신을 얽어매는 사슬에 다름아니다. 진리는 바로우리 곁에 있다.

백일몽에 빠져 모래위에 누각을 짓고 있는 이 땅의 속물들에게 미몽을깨우쳐 주기 위하여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이다.


5

석가모니 부처님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하여이땅에 오셨다. 부처님은 인간과 세계의 실상에 대하여 편견없이 정확하고객관적으로 이해하려면 먼저 삶의 즐거움과 고통, 그리고 이들로부터 벗어나는 것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시기 위해 오셨다.

무조건적이고 절대적인 자유란 존재하지 않는다. 선한 행동이 선한 결과를 낳고, 악한 행동이 악화 결과를 낳았다고하여 그런 행동을 제어하는어떤 초월적 힘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오직 그 자신의 본성과 법칙에 따른 것이 뿐이다.

세상의 이치는 하나가 아니다. 그렇다고하여 서로 다르기만 한 것도아니다. 같지도 않게, 다르지도 않게 사물을 보아라. 세속적인 것은 말할것도 없고, 진리마저도 집착하지 마라. 이것이 부처님이 우리들 동업중생들에게 베푸는 이번 부처님 오신날의 또다른 뜻이 아닐른지.


6

우리나라 조계종단에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불자들이여! 이젠제발놓고, 버리고, 길을 떠나자. 가야할 길을 가자. 같이 못가면 혼자서라도 가자.

구업을 용서받으려는 마음에서 원효성사의 <보살계본지범.요기>한 구절을부기한다.

"두루 법계를 위해 한 등불 밝히니 원컨대 이 등불 전하여 온세상 밝히소서"

나무 불법승

불기 2538년 부처님오신날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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