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백여개 산재 종단·본사 차원서 이용방안 강구해야
교계의 어린이 ·청소년 단체들은 매년 여름 ·겨울 방학이면 각종 수련대회를 개최해 신심 가꾸기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 단체들이 수련장소로 이용하는 곳은 사찰이나 일반 청소년 수련원. 그러나 사찰에서 운영하는 수련원 대부분이 일반인을 위한 시설이고 특히 강원이나 선원을 운영하고 있는사찰에서는 어린이들의 입소를 꺼리는 곳이 많다. 또 사찰의 수련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선 프로그램을 그곳에 맞추거나 레크리에이션을 비롯한 활동적인 프로그램은 사실상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종단과 사찰이 앞장서 폐교를 어린이 ·청소년 전용 수련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교계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이다.
이농현상과 어린이 연령층의 감소로 인해 현재 전국의 폐교 수는 1천9백95개에 이르고 있으며 이 가운데 29.6%인 5백90여 개는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폐교를 청소년 수련시설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민간업자의 호응이 적자 지난 5월 21일 폐교를 미니콘도, 주말농장 등 수익사업에 이용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방교육재정과 정영선 과장은 “폐교가 교육시설인 점과 지역주민의 정서를 고려해 교육적 목적에 우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교육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창원 성주사(주지 원정 스님)는 교계에서는 드물게 폐교를 청소년 수련시설로 이용하고 있는 사찰이다. 성주사는 96년 폐교 처리된 하동군 청암면위태분교 2천6백여 평을 경북교육청으로부터 사들여 지난해부터 수련시설로활용하고 있다. 원정 스님은 “폐교를 둘러싼 자연환경이 좋고 주변에 유적지가 많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생태계의 변화와 불교적인 심성을 자연스럽게 심어줄 수 있다”며 “숙박시설과 자연학습시설 등을 확충해 많은 청소년 불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길음종합사회복지관(관장 제원 스님)도 지난해 9월 2천3백여 평 규모의 인제군 상남면미교분교를 임대 받아 현재 시설보완을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수련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교계에서 폐교를 수련시설로 활용하자는 의견은 여려 차례 제기됐었다.그러나 다른 종교단체들이 폐교를 청소년 수련센터와 생태학교 등으로 활용하는 것과는 달리 불교계에서는 일부 사찰 및 복지관을 제외하고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교계 청소년단체의 한 관계자는 “수련대회나 캠프를 실시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학생들에게 불교적인 정서를 전달할 수 있으면서도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는 것”이라며“어린이 ·청소년 포교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한다는 측면에서 종단과 교구본사가 중심이 되어 폐교를 수련시설화 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폐교의 임대와 구입에 대한 문의는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와 각 지방교육청 관재계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폐교 목록은 하이텔 에드넷 교육부자료실에서 공개하고 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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