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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해몸살 여천시 긴급취재 - 사람이 살수 없는 곳…사찰피해 심각

기자명 김태형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천년도량 흥국사 "스님들 건강 악화…폐사 우려"

한반도 중심의 남쪽 끝에 위치한 전남 여천시가 최근 이 지역 공단에서배출한 각종 공해물질로 급기야 사람이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결국 정부는 주민 이주대책과 공단 폐쇄 등의 극약처방을 강구하고 있으나 천문학적인 이주 비용과 공단이 우리나라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천시의 마지막 남은 산소통으로, 휴식처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흥국사도 갈수록 심각해지는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여천시의 공해상황은 여천공단 입주업체의 62%를차지하고 있는 석유화학업종의 공장 가운데 전체 48%에 해당하는 32개소의사업장에서 뿜어내는 특정유해물질로 비롯된 것이다.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황산가스나 이산화질소는 환경기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불화수소, 벤젠 등의 유해물질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유해물질의 배출로 인해 여천시 거주주민들은 물론 인근에서 자연풍광과 환경이 빼어나다는 흥국사도 심각한 피해를 체험하고 있었다. 흥국사 교무 지우스님에 따르면 "새벽도량석을 할때면 인근 공단에서 날아든 공해물질로 목이 잠길때가 많다"며 "과거 공단이 들어서기전에는 흥국사가 전국에서도 이름난 기도처로 스님들 사이에 각광을 받았지만 최근에는공기가 나빠져 스님들조차 외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우스님은 "안개가 끼고 공기의 흐름이 좋지 않을때면 상화은 더욱악화 된다"면서 "한때 10여명의 스님이 상주했지만 현재는 6명의 스님들만이 절을 지키고 있다. 자칫 흥국사가 공해로 인해 폐사가 되는 것이 아니냐"며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이와 함께 흥국사 사무장 홍대본성 불자는 "산속의 맑고 깨끗한 냄새가아닌 마을에서나 맡을 수 있는 이상한 냄새가 나서 머리는 물론 목과 눈이아플 때가 많다"며 "최근에는 나무들도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때아닌 낙엽이 떨어지기도 한다"고 말해 이 지역 공해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현재 흥국사와 여천공단과의 거리는 약 1~3㎞정도 떨어져 있지만 흥국사를 둘러싸고 있는 산이 높지않아 공해물질의 유입이 용이한 상태다.

흥국사에는 보물 396호와 563호, 578호로 지정된 대웅전과 홍교(虹橋:아치형돌다리), 대웅전 후불탱화를 비롯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45호인 원통전과 26호 괘불, 법수대사 부도탑과 흥국사 창건주인 보조(普照)국사 부도탑등의 문화재가 다량으로 산재해 있는 곳이다.

이러한 유물들에 대한 정확한 공해 피해는 아직까지 조사된바 없지만 대웅전둥과 외곽 지붕을 받치고 있는 기둥이 벌레들에 의해 심하게 훼손되어있어 이러한 현상이 공해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찰관계자들은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흥국사 교무 지우스님은 "아직까지 정부에서 흥국사 문화재에대한 공해피해조사를 한 일이 없다"며 공해로 인한 문화재피해조사 등을 실시, 성보문화재의 훼손을 막아야한다고 촉구했다.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38호로 지정된 흥국사는 1195년 지눌스님에 의해창건된 변방의 국찰(國刹)로 나라의 안정과 융성을 기원했으며, 임진왜란때는 이 절의 스님 3백여명이 이순신을 도와 왜적을 물리치기도 했다.


여천=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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