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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밥 먹고 열심히 일해∼”

기자명 남수연
  • 수행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7년째 파출소에 야식 이효란 할머니

서울 서대문구 신사동 주택가에 위치한 신사2파출소. 여느 파출소와 다를 바 없는 이곳엔 그러나 19명의 경찰관들 모두를 손자로 둔 할머니 한 분이 계신다. 올해 82세의 이효란(법명 대선행. 서울 은평구 신사2동) 할머니가 바로 그 주인공. 파출소 인근 주택가에 사는 이 할머니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곳 파출소 경찰관들의 야식꺼리를 챙겨 주고 있다.

할머니가 이곳 파출소와 인연을 맺은 것은 7년 전 이곳 신사동으로 혼자 이사오면서다. 39살에 남편을 잃고 아들 4형제를 키웠지만 막상 지금 자식들은 모두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생업을 위해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다. 홀로 사는 할머니는 불상 한 분을 집안에 모시고 의지하며 살아 왔다. 경찰관들에게 전해지는 야식꺼리도 바로 이 부처님 전에 올랐던 것들이다. 과일이며 떡이며 먹을 것이 생기면 부처님께 먼저 올린 다음 파출소에 보내 준다.

“부처님께 공양이야 늘 올리는 거구 공양이야 여럿이 나누는 게 당연하지. 나 혼자 다 먹지도 못하지만 밤 세워가며 일하는 젊은 사람들이야 오죽 배고프겠어. 그러니까 조금씩 보내는 거지.”

대수롭지도 않은 일인데 별스럽게 물어 본다며 손을 내 젓는 이 할머니. 그러나 덕분에 할머니는 든든한 19명의 장정을 손주처럼 여기고 산다. 파출소의 경찰관들도 오가며 자주 할머니를 찾아 본다. 신사2파출소 이영민 경장은 “저녁에 오실 때마다 야식꺼리를 넉넉하게 갖다 주시는 덕분에 경찰관들이 할머니를 돌봐드리를 것이 아니라 할머니가 우리 경찰관들을 돌보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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